성폭력·전자발찌·검은돈 100억…미국·유럽 정치권 일파만파

김종훈 기자
2026.07.09 16:15

美 민주 상원후보 성폭력 의혹에 낙마…영국 패라지·프랑스 르펜도 논란

그레이엄 플래트너 미국 민주당 메인 주 상원의원 선거 후보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유세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주요 정치인들의 범죄 혐의 의혹이 유럽, 미국 정계를 흔들고 있다. 미국서 급부상하던 정치신인이 성폭력 의혹에 낙마한 데다 영국·프랑스 등에선 거물급 정치인들의 정치자금 관련 논란이 뜨겁다.

美 정치신인, 사생활·성폭력 의혹에 발목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메인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로 나설 예정이던 그레이엄 플래트너가 8일(현지시간) 선거 하차를 발표했다.

플래트너는 엑스(X)에 게시한 영상에서 "최근 있었던 일들이 나를 아주 무겁게 짓눌렀다"며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아주 심각한 의혹을 마주했다"면서도 "이 의혹들은 전부 사실이 아니"라며 성폭력 의혹을 부인했다.

[블루 힐(메인주)=AP/뉴시스] 미국 진보 정치 아이콘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미는 정치 신예 그레이엄 플래트너 후보가 메인주 경선에서 승리했을 당시 모습. 2026.06.10. /사진=권성근

민주당 진보파로 분류되는 플래트너는 지난달 경선 승리 후 당 개혁을 이끌 주역으로 주목받았다. 미국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도 받았다. 그러나 지난 6일 성폭력 의혹 보도로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5년 전 플래트너와 교제했다는 한 40대 여성은 만취 상태였던 플래트너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폴리티코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이는 가뜩이나 여러 논란을 안고있던 플래트너에게 치명타였다. 그는 지난달 경선에서 민주당 주류 후보 재닛 밀스 현 주지사를 밀어내고 상원의원 후보가 됐지만 경선 직전까지 과음과 불륜 의혹 등으로 잡음이 있었다.

민주당은 폴리티코 보도 직후 플래트너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플래트너는 "자신을 깨부수려는 이들을 절대 가만 두지 않는 시스템"이라며 민주당 주류를 기득권이라 비난했다. 민주당은 플래트너의 뒤를 이을 후보 지명 절차에 착수했다.

英 극우돌풍 주역, 금품 의혹에 사퇴·재신임 승부수
나이젤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7일(현지시간) 하원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뒤 음료를 마시고 있는 모습./로이터=뉴스1

영국의 극우-우파 정치인 나이젤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불법 금품수수 의혹에 부딪쳤다. 그는 지난 7일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한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자신의 사퇴로 열릴 보궐선거에 출마, 일종의 재신임을 받겠다는 것이다. 선거기간엔 현역의원에 대한 영국 의회의 조사가 중단되는 효과도 있다. 패라지 대표는 언론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싶다며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패라지 대표는 가상자산 투자로 성공한 억만장자 크리스토퍼 하본으로부터 500만파운드(100억원) 상당의 금품을 부정 수수했다는 지난 4월 가디언 보도로 영국 의회 기준감독관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 사안이 영국 국가범죄청으로 넘어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국가범죄청은 패라지 개인을 넘어 정당의 자금 세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국개혁당 현금흐름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총선 전 영국 자산가이자 사기 전과가 있는 조지 코트렐로부터 여러 혜택을 받았다는 선데이타임스 보도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패라지가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불법 금품수수 의혹 때문에 패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주도했다.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감대를 유지했다.

프랑스 유력 대선주자 르펜, 극적 출마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대선주자 마린 르펜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사르트 주 라 플레슈에 위치한 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로이터=뉴스1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을 이끌었던 마린 르펜 의원은 EU 자금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사건에서 르펜 의원은 EU가 유럽의회 활동에 쓰라며 준 자금을 프랑스 당직자들에게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파리 항소법원은 1심과 같이 유죄를 선고했으나 공직 출마 금지 기간을 1심의 5년에서 대폭 감경했다.

이에 대선출마가 가능해지자 르펜은 곧장 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그는 전자발찌를 차고 대선 유세를 해야 할 수도 있다. 2심 법원이 1년 간 전자발찌를 차고 가택연금 생활을 할 것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BBC는 전자발찌 없이 대선을 치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모범적인 태도를 보이면 전자발찌 착용 기간 단축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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