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잭팟' 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뉴욕에 뜬 '초대형 태극기'

정혜인 기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7.10 11:36

기존 주가보다 높은 '프리미엄 프라이싱' 美 증시서 처음…
"삼성·SK하이닉스, 미국서 생산 더 늘리길"...미 상무장관은 투자 압박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가운데 초대형 태극기가 9일 뉴욕의 밤을 환하게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입성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뉴욕 맨해튼의 JP모간 본사 빌딩 상층부가 태극기 문양으로 조명을 빛냈다.

JP모간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과 함께 하이닉스의 ADR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다. 공모물량의 7배 넘는 수요가 몰리는 '흥행'에 주관사가 태극기로 환영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한국 본주보다 비싼 ADR, 외국기업 사상 최대

이번 공모가는 주당 149달러(약 22만5000원)다. 이는 코스피시장에서 SK하이닉스 보통주 주가(한국시간 9일 종가 218만6000원)를 ADR 기준으로 환산한 가격(환율 1509.9원 기준)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ADR 공모가가 기존 주가보다 높은 이른바 '프리미엄 프라이싱'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미 IPO 사상 처음 나온 프리미엄 프라이싱으로 평가된다.

공모가 149달러 확정으로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약 265억달러(40조원)를 조달하게 됐다. 2014년 상장한 중국 알리바바의 조달액(250억달러)을 웃돈 외국기업 기준 뉴욕증시 상장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상장으로 이들 주관사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도 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0.5%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이어서 대형 기업공개(IPO)의 경우 통상 1% 이상을 지급하는 미국의 일반적 관행보다는 낮다. 그럼에도 공모 규모 자체가 커 주관사들도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내게 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로이터=뉴스1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상장 앞두고 美투자 확대 발표

한편 미국의 반도체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이날 2035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과 기술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375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 계획에는 뉴욕주 클레이타운에 건설 중인 반도체 제조공장 투자 비용과 아이다호·버지니아주 등의 제조공장 확장 비용이 포함된다. 마이크론은 "이번 투자는 자사 D램 40%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클레이타운 제조공장의 첫 콘크리트 타설도 한 분기 이상 앞당겨 이날 진행했다. 업계에선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의식해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타설 기념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를 촉구했다. 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은 마이크론이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입지 확대는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마이크론)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 시설을 짓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론이 앞장서고 있으니 이제 다른 기업 등도 질투가 날 것이고 결국 뒤따라오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훌륭한 기업과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이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전 세계 반도체의 40%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러트닉 장관의 이런 발언은 SK하이닉스가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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