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난에 트럼프도 고집꺾었다…대출확대·인허가 완화법 시행

백소희 기자
2026.07.16 07:15

월가 대형 투자자 주택 추가 매입 금지
규제 완화 더 잘하는 주정부에 '경쟁보조금'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 오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7.0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DC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주택난이 심화하고 있는 미국에서 여야 초당적 합의를 이룬 '21세기 주택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이 시행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새 주택법은 민주당이 집값 상승 주범으로 지목한 대형 기관 투자자들의 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동시에, 공화당이 주택 공급에 병목을 일으킨다고 주장한 각종 인허가 규제 완화 내용을 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유권자 신분증 확인법이 더 중요하다며 주택법에 제동을 걸었으나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법률은 지난 11일 자동 발효됐다.

새 법률은 신규 주택 건설 및 주택담보대출을 위한 지역 대출 확대 조항을 담았다. "주택은 사람을 위한 것이지 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에 따라 단독주택을 350채 이상 소유한 대형 기관 투자자의 추가 매입을 금지한다. 저렴한 주택에 금융 자본이 흐르도록 10만달러(약 1억 5000만원) 미만 소액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지역은행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는 주 정부에는 보상을 늘린다. 지역사회 공공인프라를 짓는데 사용했던 개발 블록 보조금(CDBG)을 주택공급에 쓸 수 있도록해서 주택 공급 실적에 따라 보조금을 늘리거나 삭감한다. 신규 주택 공급을 가로막던 규제도 완화한다. 인허가 절차·용도지역 제도 간소화를 더 잘 추진하는 주정부에 '경쟁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용도지역 관련 연방 차원의 규제 비용은 평균 주택 판매 가격의 26.4%를 차지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메사추세츠)은 "사상 처음 사모펀드가 단독주택을 사들여 주택을 월스트리트 투자 대상으로 삼으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주택공급 법안에 초당적 합의를 이루고 트럼프 대통령도 거부하지 않은 배경엔 미국의 주택난이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급은 오랜기간 정체된 상황이다. 올해 초 싱크탱크 초당파정책연구센터(BPC)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89%가 주택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회의 조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주택 중위가격이 6월 사상 최고치인 44만 660달러(약 6억 5799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43만 2700달러보다 1.8% 상승한 수치다. 2020년 6월과 비교하면 49.2% 올랐다. 반면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5%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 구매 부담이 커진 상태다.

데니스 셰이 BPC 이사는 "의회가 주택 공급과 가격 부담 완화에 대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미국 국민들은 이를 간절히 원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법률 효과가 나타나는 데엔 시차가 있을 거란 평가다. 부동산데이터업체 코탈리티의 셀마 헵 수석 경제학자는 CNBC에 "이 법안은 토지 이용 제한, 허가 지연, 자금 조달 제약 등 집값 상승의 주 원인인 규제 장벽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면서도 "주택 개발에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혜택은 하룻밤 사이에 나타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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