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격에 주식 안사"...AI열풍에 찬물 끼얹은 '월가 황제'

백소희 기자
2026.07.21 16:45

"인터넷 초창기와 닮아...야후 등 기업 상당수 사라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7월 1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칼라일에 위치한 미국 육군 전쟁대학에서 열린 펜실베이니아 국방 및 혁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예상대로 수익 거둘 것 같은가?"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급등한 주식 시장을 인터넷 버블 시기에 빗대면서 예상 수익을 거두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다이먼 CEO는 미국 CNBC 방송 윌프레드 프로스트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현재 가격으로는 주식이나 장기 미국 국채를 사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이먼 CEO는 현재 주식 상황을 20여년 전 인터넷 도입 초기 시절에 빗대면서 야후, 넷스케이프 등 당시 시장을 주도했던 많은 기업들이 구글 등 후발주자에 밀려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금액이 엄청나다. 과연 총액으로 봤을 때 이익이 남겠나"며 "예상하는 방식대로, 일정대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나.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장기 국채 역시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적다고 판단했다. 다이먼 CEO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떨어지더라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4.5% 수준을 유지할 것"며 차익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美증시 고공행진 했는데 "위협 충분히 반영 안됐다"

미국 증시는 AI 기업발 투자 열풍을 타고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약 8.7%, 나스닥 지수는 약 10% 가까이 올랐다. 두 지수의 올해 2분기(4~6월) 상승률은 각각 15%, 21%에 달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AI낙관론이 식으면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을 뿐이다.

미국 금융사들은 이 같은 증시 분위기를 이어받아 올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JP모간은 2분기 순이익이 2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란 전쟁이 터지면서 호르무즈해협의 물동량이 감소해 유가가 상승했지만 지정학적 혼란을 우려한 것보다 잘 헤쳐갔다는 평가다.

다이먼 CEO는 예상외 호실적에 대해서 "세계 경제가 수십년 전에 비해 에너지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아직 티핑포인트(임계점)에 이를 만큼 악재가 쌓이지 않았을 뿐, 충격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다이먼 CEO는 시장이 아직 지정학적·재정적 위협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정부 재정 적자 △군사비 지출 등을 열거하면서 "위험이 생각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이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피하면서 ″어떤 일은 이미 일어났지만 어떤 일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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