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배럴당 100달러' 재돌파…원유 공급망 위협 현실화

백소희 기자
2026.07.23 22:27

후티 반군, 사우디 유조선 두 척 공격
바브알만데브 해협까지...걸프만 원유 수송 바닷길 막혀

(용인=뉴스1) 김영운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5주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2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게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7.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용인=뉴스1) 김영운 기자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 유가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9월물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브렌트유가 100달러선에서 거래된 건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정을 맺기 전인 지난 5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91달러를 돌파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하며 석유 공급망 위협이 현실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바브알만데브 해협까지 막히면 걸프만 원유를 나르는 바닷길이 모두 막히는 셈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두 척이 해협을 지나자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후티 반군 대변인은 알 마시라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사우디 엔셀리아호와 라일라호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후티 반군의 참전은 이번 전쟁의 확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실제로 후티 반군은 지난 2023년 10월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해 해상 교통로를 교란했다. 홍해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수송로로 주목받고 있지만,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예멘 해안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야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병목 지점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해협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12%와 상당한 양의 액화천연가스(LNG)가 이곳을 통과한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바브알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 인도양을 연결하는 주요 해상 무역로다. 에너지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사우디는 홍해 연안 얀부항을 연결하는 송유관을 이용해 하루 약 490만 배럴의 원유·정제유를 해협을 통해 수출해 왔다. 특히 아시아로는 하루 약 250만 배럴을 운송한다. 중국, 일본, 한국이 주요 구매국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후티 반군은 지난 20일 사우디를 상대로 전면적인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사우디가 예멘 항구를 봉쇄하고 최근 사나 국제공항을 공습한 데 따른 대응이라는 주장이다. 이란 항공기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사나 공항에 착륙을 시도했고 후티 반군 관계자들을 태우고 이란을 오갈 수 있게 되자, 사우디와 후티 반군 간 교전이 재개됐다. 후티 반군이 선박에 무선 경고를 방송하자 홍해를 통과하던 사우디산 원유 운반 유조선 다수가 회항했다. S&P 글로벌 에너지에 따르면 21일 바브 알 만답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번 후티 반군과 사우디 간 갈등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심화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후티 반군은 중동 지역의 이란 무장 동맹 세력인 '저항의 축'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후티 반군이 이란과 공조해 바브알만다브 해협을 봉쇄함으로써 에너지 시장과 국제 무역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애널리스트는 "후티 반군의 이란 분쟁 개입은 동서 송유관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전쟁 물자 손실을 확대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며 "지속적인 무력 배치는 홍해 원유 총생산량을 상당히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2008년 기록한 최고치인 배럴당 약 146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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