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급여가 가장 많은 국가 정상으로 알려진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의 연봉이 내년부터 15억원가량 더 오른다. 싱가포르 의회가 15년 만에 선출직 국회의원 급여 체계를 개정한 데 따른 결과다.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등에 따르면 웡 총리는 8일(현지시간) 본인의 연봉을 내년부터 220만싱가포르달러(약 23억2500만원)에서 360만싱가포르달러(약 38억원)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봉이 약 63%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그는 향후 5년간 연봉 인상으로 지급받은 금액 전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총리뿐 아니라 국회의원 연봉도 함께 오른다. 부총리의 연봉은 300만싱가포르달러로 오르고 장관들은 직급과 담당 업무에 따라 180만싱가포르달러~280만싱가포르달러 사이의 연봉을 받게 된다.
FT는 이번 인상 이전에도 싱가포르 총리의 연봉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고 짚었다. 웡 총리의 지난해 연봉만 미국달러로 약 170만달러여서 어지간한 세계 정상들의 연봉을 훌쩍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약 40만달러, 키어 스타머 전 영국 총리는 23만달러 수준이다. 국가 정상 중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진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의 연봉도 71만9000달러 정도다.

매체는 싱가포르 정부가 우수한 인재를 정계로 유인하기 위해 정치인들에게 고액의 연봉을 지급해왔다고 설명했다. 부패 관련 범죄의 유혹에 휘둘리지 말고 국정 운영에만 집중하라는 취지도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의원 연봉은 자국내 소득이 가장 높은 1000명의 중위 소득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국가 중 한 곳으로 분류된다. 싱가포르의 국가청렴도(CPI·부패인식지수)는 작년 기준 100점 만점에 84점으로 세계 랭킹 3위에 올랐다. 웡 총리는 "싱가포르에 훌륭한 정부가 저절로 생겨난 것은 아니"라며 "오랜 세월에 걸쳐 의도적으로 구축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단 싱가포르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것에 대해 오랜 기간 불만을 품어 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 2024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장관급 공직자가 부패 관련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부정적인 여론에 한몫했다. 수브라마냠 이스와란 전 싱가포르 교통부 장관은 한 부동산사업가로부터 항공권,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 티켓 등 40만싱가포르달러(약 4억2200만원) 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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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정부는 국민들의 불만을 의식해 2012년 장관 급여의 36%를 삭감하는 개혁을 단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