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성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우주에서 인공지능(AI)으로 직접 처리한 뒤 결과만 지상으로 전송하는 '우주 컴퓨팅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AI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하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달리 중국은 우주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우주에서 처리까지 하는 방식을 택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푸단대 광통신 전문가인 츠난 교수는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싱수(스타허브·Star Hub)'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싱수는 푸단대와 상하이 싱수톈쏸우주기술이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약 1000기의 위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데이터는 우주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우주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게 우주 컴퓨팅의 핵심 개념이다. 모든 영상과 측정 데이터를 지구로 내려보내는 대신 위성이 궤도에서 직접 AI로 데이터를 분석한 뒤 필요한 결과만 전송한다. 이를 통해 정보전달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 1월 미국 규제당국에 최대 100만 기의 위성을 AI 데이터센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머스크는 우주에는 태양광 에너지가 풍부하고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대규모 냉각수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반면 중국 과학자들은 전력 부족이 지상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머스크처럼 우주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짓기보다 위성에서 만든 데이터를 우주에서 분석한 뒤 필요한 정보만 지상으로 보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싱수와 톈쏸, 싼티 프로젝트 모두 이 전략을 따르고 있다.
SCMP는 서방 연구자들이 머스크의 구상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수십만에서 수백만 개의 AI 서버를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공급과 냉각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은 데다 막대한 수의 위성을 제작·발사하고 수명이 끝난 뒤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과 환경 부담도 상당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싱수는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에서는 컴퓨팅 위성 2기, AI 센서 위성 12기를 활용한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2단계에서는 컴퓨팅 위성 50기, AI 센서 위성 100기로 확대된다. 최종적으로는 1000기 규모의 위성군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츠 교수에 따르면 싱수의 기본 구조는 하나의 중앙 컴퓨팅 위성과 기상·지구관측 위성들로 구성된다. 레이저 통신으로 연결된 위성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모델을 실행하며 우주에서 분석을 완료한 뒤 결과만 지구로 전송한다.
츠 교수는 싱수가 시간 단위의 우주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연구기관, 에너지·해운·금융 기업 등이 필요한 만큼 우주의 연산 능력을 빌려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AI와 위성 관측 데이터를 결합해 기상예보, 재난 조기경보, 항만·선박 모니터링, 전력망 점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싱수는 중국이 추진 중인 여러 우주 컴퓨팅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300기 규모의 톈쏸 위성군과 1000기 규모의 싼티 컴퓨팅 위성군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톈쏸 프로젝트는 베이징우전대가 주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8기의 위성을 발사했다. 국가 지원을 받는 저장랩의 싼티 프로젝트는 지난해 첫 12기 위성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