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요청해 공격 취소" 트럼프…테헤란 "새로운 거짓말"

김평화 기자
2026.08.02 20:16

미·이란, 공격 철회 배경 놓고 진실 공방
이란은 '美 요격미사일 부족' 주장…사우디 등 물밑 중재도 작용

(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퇴역 군인들이 상업용 트럭 운전기사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2026.07.3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등의 요청으로 예정된 군사 공격을 취소했다고 밝히자 이란이 "새로운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확전을 멈추고 외교로 방향을 트는 국면이다. 철회의 공을 누가 가져가느냐를 놓고 선전전이 가열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소식통은 "이란이 공격 취소를 요청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새로운 거짓말"이라며 "걸프 국가 지도자들에게서 돈을 뜯어내려는 필사적 시도"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가 침략을 계속하든 물러서든 이란군은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충돌을 피할 수 없다면 전장이 승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은 정반대다. 그는 지난 1일 밤 SNS에서 이란과 중동 국가들이 합의의 기본 틀에 동의하며 공격 보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합의에는 호르무즈해협의 즉각적인 전면 개방과 이란의 핵 위협 종식이 담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의 미래와 번영하는 이란의 생존을 위해 공격을 취소하기로 했다"며 "신속하게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스라엘도 합의 추진에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악시오스와 AP통신도 협상 진전에 따른 보류라고 전했다. 다만 AP는 합의가 타결된 게 아니라 중동 국가들이 전쟁 종식의 '기본 윤곽'을 마련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실제 이유가 따로 있다고 본다. 메흐르통신은 J.D. 밴스 부통령과 댄 케인 합참의장이 확전 위험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고,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무기 재고 문제는 미국 내에서도 거론돼 왔다. AP통신은 케인 의장이 탄약 재고가 대이란 작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케인 의장이 패트리엇 등 요격미사일 부족으로 중동 주둔 미군과 동맹국 방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다만 재고 부족이 취소의 직접 원인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협상 진전과 중동 국가들의 요청을 보류 이유로 들었다.

걸프 국가들의 만류도 작용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대규모 공격이 전쟁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이란이 보복하면 걸프의 에너지 시설이 다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동생인 칼리드 국방장관을 워싱턴에 보내 설득에 나섰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파키스탄도 긴장 완화를 요구했다. 중재국들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접촉해 이란·오만과 호르무즈해협의 상업 통행 재개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길목인 이 해협이 막히면 유가가 뛰고 걸프 경제도 타격받는다.

전쟁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돼 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 제거와 호르무즈 항행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란은 미군 기지와 에너지·해운 시설을 겨냥한 보복으로 맞섰다.

추가 공격이 멎을 가능성은 커졌지만 휴전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한 합의'라는 조건을 달았고, 이란은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합의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다툼이 먼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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