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13세 미만 어린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을 금지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연례 국정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U 아동법(EU Kids Act)'을 제안했다. 27개 EU 회원국에 공통 적용하는 아동·청소년 SNS 이용 기준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13세 미만 어린이는 SNS를 사용할 수 없다. 13~14세 청소년에게는 부모가 관리하는 '미니 계정'을 허용한다. 이 계정에서는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는 기능을 제한하고 전체 화면 이용 시간도 부모가 감독할 수 있도록 한다. 15세부터는 부모의 관리가 완화된 독립적인 계정을 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5세 미만에 SNS를 금지하고, 13~15세 청소년은 부모 동의 시 예외로 허용하는 법안을 EU에 제안했다. EU 집행위의 이날 법안은 프랑스의 제안과 대체로 부합하는 걸로 풀이된다.
로이터가 분석한 법안 초안에 따르면 기존에 계정을 보유한 10대 청소년의 경우 플랫폼은 법 시행 6개월 이내에 계정 소유자가 15세 미만인지 확인해야 한다. AI 도우미 및 챗봇은 기본적으로 비활성화돼야 한다. 어린이용 프로필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돼 위치 정보, 카메라 및 마이크 접근 권한이 비활성화 상태여야 한다. 또 EU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4500만명 이상인 플랫폼은 아동 과 접촉하기 전에 안전 기준 준수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수면 시간대(오후 10시~오전 8시) 동안 푸시 알림 발송을 제한하고, 중독성 있는 기능을 금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법에 따르면 프로파일링 기반 추천 피드, 과거 활동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광고 또는 알고리즘 금지가 포함돼 있다.
EU가 규제에 나선 배경에는 청소년이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청소년들이 하루 4~6시간을 스마트폰 앞에서 보내고 있다"며 "아이들이 끊임없이 화면을 스크롤하게끔 설계된 피드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이 현실화하면 다른 나라의 아동 SNS 규제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했다. 이후 프랑스와 덴마크, 말레이시아 등도 비슷한 제재를 도입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에서도 학교에서 유튜브 시청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나오는 등 SNS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