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지분 매각' 논란으로 4연임 도전에 적신호가 커진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판티노 회장이 자신의 회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이날 미 동부시간 오전 9시(한국시간 밤 10시)에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비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루비오 장관과 통화할 예정이다. 인판티노 회장 측은 이번 통화에서 축구가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이번 통화는 (현재 위태로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다른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월드컵 사업권 매각' 논란 관련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자신을 지지해 줄 영향력 있는 우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인판티노 회장과 루비오 장관 간 전화통화 계획을 부인했다. 딜런 존슨 국무부 국제공보 담당 차관보는 SNS(소셜미디어) X에 "루비오 장관은 인판티노 회장과 통화할 계획이 없고, 3일 오전 예정된 통화도 없다"고 적었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월드컵 등 대회 운영을 비롯해 중계권과 입장권 판매 등 사업을 위해 자회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대회 운영을 전담할 새 영리 법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세우고,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 42억달러(약 6조원)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분 매각을 주도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스라이브 이터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결국 해당 계획은 철회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인판티노 회장의 전화를 피하고 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달 31일 월드컵 상업권 매각 계획이 무산된 이후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사태로 인판티노 회장의 4연임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유럽 내 주요 축구협회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판티노 회장의 4연임 지지 철회를 잇달아 발표했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축구 종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이날 인판티노 회장에게 지지 철회 서한을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 다른 유럽 국가 축구협회도 이번 사태 이후 인판티노 회장에 대해 사실상 불신임을 선언한 상태다.
웨일스축구협회(FAW)는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를 공식 철회했다. 웨일스축구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2027~2031년 임기의 FIFA 회장 재선에 도전하는 인판티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철회한다"며 "인판티노 후보는 최근 드러난 의사결정 절차, 리더십, 가치관, 이해관계자 관리, 소통 그리고 판단력에서의 실패로, 세계 축구를 계속 이끌 수 있다는 신뢰를 상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