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란 강경파가 해상 봉쇄 해제와 미군 철수, 대이란 제재 철회 등을 해협 개방 조건으로 제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란 매체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르드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6대 조건을 제시했다. 여기엔 △이란에 대한 위협과 모욕 중단 △이란 및 친이란 세력에 대한 군사 행동 중단 △이란 주변 해상 봉쇄 해제와 미군 철수 △전쟁 피해 전액 배상 △대이란 제재 해제 △이란 동결 자산 해제 등이 포함된다.
WSJ은 이같은 제안은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이란 협상단이 제시한 조건이 아니며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라면서도 "강경파가 장악한 최고국가안보회의와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문턱을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현재 이란과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에 새로운 선박 통항로를 설치하고 해상 운송을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내용의 합의에 근접한 상태다. 이란과 오만이 이란 근해의 진입용 항로, 오만 근해의 진출용 항로를 신설하는 합의안 초안의 핵심 사항에 동의했고 미국과 역내 국가들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란은 합의가 이뤄져도 미국의 양보 없이는 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해협 개방은 다른 조건에 달려 있다"며 즉각적인 전면 개방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미국이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를 위반한 데 대한 배상을 포함한 다른 요건들이 충족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란 측은 중재국들에게 구체적으로 해상 봉쇄 해제,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 면제 복원, 수십억달러 규모의 이란 동결 자금 해제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이 재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란이 해협을 재개방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공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해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며칠 사이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최종 결과가 미국의 요구를 충족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협상의 한가운데 있다"면서 "중요한 건 이란이 우리가 이번 협상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즉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전쟁 초기에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