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세와의 전쟁…구글 브린, 1400억 태웠다

김유빈 기자
2026.08.11 17:21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세계 4위 부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가 억만장자를 겨냥한 캘리포니아주의 부유세 도입을 막기 위해 1억달러(약 1420억원) 넘는 사비를 털어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제출된 공시 자료를 인용하며 브린이 '더 나은 캘리포니아 만들기(Building a Better California)' 단체에 2000만달러를 추가 전달하며 현재까지 총 1억2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브린이 최고 후원자로 있는 이 단체는 부유세 무산 캠페인을 벌이고 친기업 정책과 주거비 부담 완화 등을 위한 입법 활동도 함께 지원해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추진 중인 '억만장자 부유세(주민발의안 40호)'는 주 내 거주하는 순자산 1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에게 전체 자산의 5%를 일회성 세금으로 부과하는 법안이다. 확보된 세수의 90%는 의료 서비스에 쓰이고 나머지 10%는 교육 및 식량 지원 사업에 투입하도록 설계됐다. 이 법안은 오는 11월3일 주민 투표에 부쳐진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이 2024년 9월 2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AP=뉴시스

캘리포니아주에서 부유세가 추진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의료·복지 예산 삭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서명한 대규모 감세·지출법으로 메디케이드 등 저소득층 의료 지원에 대한 연방 재정 지원이 줄면서 캘리포니아주의 재정 부담이 커졌다. 이에 주 의료노조가 삭감된 의료 재원을 메우고 공공 복지망을 유지하기 위해 억만장자 대상 부유세 발의를 주도했다.

그러나 법안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과 손잡고 부유세에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는 부유세가 부유층의 타주 이탈을 부추겨 기존 소득세 수입마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1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대선 출마를 모색 중인 뉴섬 주지사는 재임 기간 일관되게 증세 반대 기조를 유지해 왔다.

반면 같은 당의 로 칸나 연방하원의원과 억만장자 톰 스테이어 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등은 양극화 해소와 의료 예산 확충을 명분으로 부유세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레드록 카지노 리조트 스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8.0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라스베이거스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한편 브린은 11일 기준 순자산 약 2840억달러를 보유한 세계 4위 자산가다. 브린은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존 도어 벤처캐피털리스트 등 테크계 동료 억만장자들을 결집해 부유세 반대 전선을 구축했다. 또 지난해 12월 네바다주 레이크 타호에 4200만달러 상당의 저택을 매입하고 거주지까지 옮기는 등 과세를 피하기 위한 전방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를 품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억만장자는 6월 기준 200명 이상으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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