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강진 사망자 250명 넘어…"경제 비상사태도 곧 선포"

정혜인 기자
2026.08.12 06:19

민간 운영 실종자 사이트 등록자 수 4000명 육박
대통령, 경제비상사태 시 의회 승인 없이 경제 조치 발효 가능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서부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칼리에서 주민들과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뉴시스

콜롬비아 서부 지역을 강타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50명을 넘어서고 실종자 수는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은 콜롬비아 지진 피해 지역 도시들이 각각 집계한 인명피해 보고를 종합해 이날 오전 기준 사망자가 254명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역별로 가장 피해가 큰 콜롬비아 커피생산지대 리사랄다주의 주도 페레이라에서는 101명이 목숨을 잃었고, 제3의 도시 칼리에서는 95명이 사망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지진 실종자 사이트 '콜롬비아 테 부스카'(Colombia Te Busca)에는 3900명 이상이 등록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추산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주택 약 5000채가 피해를 입었고 건물 수십 채가 무너졌다. 이번 지진 진앙으로부터 동쪽으로 불과 약 60km 떨어진 곳에서는 4층짜리 건물이 지진으로 완전히 붕괴하기도 했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은 페레이라에 대한 3개월간의 경제 지원 조치를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도심을 지나면서 모든 상점이 파괴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며 "이번 조치가 이 비극 한가운데서 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서부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이 강타한 칼리에서 주민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속 생존자를 찾고 있다. /AP=뉴시스

칼리에서는 주택과 아파트 일부가 무너졌다. 병원 건물 여러 층이 붕괴하기도 했는데 일부는 소아 진료를 담당하는 층이었다고 한다. 이 병원의 병원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환자가 건물 안에 갇혀있고 600명가량이 붕괴한 건물 잔해가 널린 거리에서 치료받았다며 지진 피해 상황을 전했다. 칼리 공공보건국장은 "병원 내 영안실이 가득 차 거리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통신 모두 끊겨 구조 난항…전체 피해 규모도 파악 못해

로이터에 따르면 진앙 인근인 초코주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서 전력, 수도, 의료, 전화 서비스 등이 모두 중단돼 구조 작업과 구호물자 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콜롬비아 당국은 지진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통신 서비스가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상태라며 사망자 수 등 전체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앞서 2~3시간마다 인명피해 규모 등 지진 관련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11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리사랄다주의 주도 페레이라에서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소지품을 찾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진 발생 직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콜롬비아 정부는 경제 비상사태도 선포할 계획이다. 경제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경제·세제 관련 법령을 일시적으로 발효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돼 이번 지진 피해 대응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지진은 콜롬비아 현지 기준 10일 오전 7시34분(한국시간 저녁 8시34분)쯤 수도 보고타에서 서쪽으로 약 400㎞ 떨어진 태평양 연안 초코주의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의 규모는 7.4며 진원의 깊이는 110.3㎞로 관측됐다. 지진의 흔들림은 콜롬비아 전국 주요 도시는 물론 에콰도르, 파나마, 베네수엘라 등 주변 국가에서도 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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