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4' 국가 비상사태 선포
수도 서쪽 '커피 재배지' 강타, 에콰도르·베네수 등도 감지… 570명 부상, 사상자 더 늘듯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의 지진으로 최소 1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진으로 건물 수십 채가 완전히 붕괴하는 등 피해가 커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진은 21세기 들어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주변국에서도 감지된 지진
이번 지진은 콜롬비아 현지 기준 10일 오전 7시34분(한국시간 저녁 8시34분)쯤 수도 보고타에서 서쪽으로 약 400㎞ 떨어진 태평양 연안 초코주의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의 규모는 7.4며 진원의 깊이는 110.3㎞로 관측됐다. 지진의 흔들림은 콜롬비아 전국 주요 도시는 물론 에콰도르, 파나마, 베네수엘라 등 주변 국가에서도 감지됐다.
지난 7일 취임한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11명(당시 기준)이고 1000여채의 건물이 피해를 봤다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주요 도시 시장들의 협의체인 콜롬비아주도협회는 별도 집계를 통해 이번 지진으로 최소 132명이 사망하고 57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구조작업 진행에 따라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CNN에 따르면 현지에서 86채 건물이 붕괴했고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콜롬비아 3대 도시인 칼리의 시장은 188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칼리에서는 병원 소아과, 신생아병동 등도 무너지는 피해를 봤다. 지진이 발생한 초코주의 주도 키브도에선 다수의 건물이 잿더미로 변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서부 도시 마니살레스에선 유명 성당의 탑 일부가 붕괴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서부도시 페레이라에선 지진 당시 공중 케이블카에 탑승한 승객 16명이 지진발생 6시간 만에 구조됐다. 콜롬비아에서 케이블카는 교외와 도심을 연결하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전국 공항 7곳은 문을 닫았다.
◇1991년에도 큰 지진 있었는데…
AP통신은 "초코지역은 콜롬비아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울창한 정글 속에 위치한다"며 "초코지역의 상당부분이 배나 비행기로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진 피해규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CNN은 콜롬비아 중부에 위치한 커피재배 지역들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는 브라질, 베트남에 이은 세계 3위 커피 생산국으로 전세계 생산량의 7%가 콜롬비아산이다.
콜롬비아주도협회는 지진피해를 입은 5개 주의 주도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고 전했다. 적색경보는 재난으로 인해 구조인력과 군경 등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야 하는 최고의 위기상태를 의미한다. 또 피해도시들은 이재민을 노린 약탈범죄를 우려해 경찰과 군병력을 거리에 배치하고 통금령을 발령했다.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칼리에 보안인력 1000명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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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콜롬비아에 1550만달러의 긴급 재난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X 게시글에서 "식량과 긴급대피소 마련, 지진피해 평가를 위한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도 위성서비스와 금융지원 등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6월24일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규모 7.2와 7.5의 연쇄강진이 발생한 지 한 달 보름여 만에 발생했다. 베네수엘라의 연쇄지진으로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사망자 수는 6300명이 넘는다. AP통신은 베네수엘라 지진 이후 주변국들에서 지진피해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콜롬비아에선 1991년 1월25일 이번 지진과 거의 같은 위치에서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해 1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8000명 이상이 다쳤다. 한 콜롬비아 시민은 CNN과 인터뷰에서 "아주 어려운 때지만 (1991년 지진의) 비극을 기억한다"며 "(당시 피해를 입은) 페레이라와 마니셀라스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곳 주민들의 고통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