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맞아?…미군, 우크라 '드론 부대'와 모의 전투서 완패

정혜인 기자
2026.08.13 11:16

미 기갑여단, 독일 합동 훈련서 우크라 드론 공격에 전멸…
美 드론 방어 능력, 대규모 투자·전담 부대 창설에도 취약…
"실전 경험 배우고자 우크라 드론 사고, 배치 병력도 확대"

유럽에 파견된 미군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던 미군이 올해 모의 전투에서 우크라이나 드론(무인기) 부대 공격에 전멸하는 결과가 나왔다. 미군은 충격적인 결과에 '세계 최강'이라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우크라이나산 드론 체계 및 전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4~5월 독일에서 진행된 '컴바인드 리졸브' 합동 훈련 결과를 보고받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육군 부대가 이번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와 맞붙었고, 결과는 미국 측에 좋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컴바인드 리졸브'는 대규모 지상 전투 작전에 초점을 맞춘 미국과 유럽의 합동 군사 훈련이다. 매년 2차례 실시되는 이 훈련은 실전과 유사한 전투 상황을 경험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군사훈련장에서 미군 최정예 전력과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맞붙었다. '상대 진지 공격' 역할인 미군은 독일에 순환 배치된 제1 기병사단 산하 제3 기갑여단 병력 3500명과 첨단 전자전 장지로 무장한 전차 부대를 투입했다. '대항군' 역할로 나선 우크라이나군은 '네메시스'로 불리는 무인체계군 제412연대의 드론 장비로 맞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드론 조작 중인 우크라이나군 /AP=뉴시스

결과는 미군의 완패였다. 미 관계자와 훈련 참가자에 따르면 미군 기갑여단은 우크라이나 드론에 공격으로 사실상 전멸했다. 공격에 나선 미군 부대가 표준 전자전 장비와 드론 대응 체계를 갖췄지만, 미군 전차가 이동할 때 발생한 먼지로 우크라이나군의 정찰 드론에 위치가 노출됐다. 미군의 위치를 확인한 우크라이나군은 자폭 드론과 정밀 폭격 드론으로 공격했고, 미군은 순식간에 궤멸당했다고 훈련 참가자는 설명했다.

미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드론들이 미군 전차를 너무 빠르게 격파해 훈련을 계속 진행하려면 파괴 판정을 받은 차량을 새 전력으로 간주해 다시 투입해야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한 훈련 참가자는 미군의 모의 전투 패배 원인을 "실전 경험"으로 꼽았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드론을 끊임없이 수리하고, 전쟁 상황에 맞게 개조하는 능력을 쌓았다. 반면 미군은 교전 중 드론을 수리하거나 무장하는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미국 육군 병사가 드론 방어 장비 조작 훈련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미군, '현대전쟁 핵심' 드론 방어 취약"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은 물론 이란과의 중동 전쟁에서도 미군의 드론 전력의 취약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미군은 그간 장거리 드론을 전쟁에 활용하는 데 집중했고, 최근에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드론 공격 및 대응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전담 부대도 신설했다. 그러나 이런 투자는 합동 훈련은 물론 실제 전쟁에서 해당 전력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란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중동에서 미군 병사들이 죽거나 다쳤고, 항공기까지 파괴됐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엘리엇 코언은 "현대 전쟁에서 드론은 필수적으로, 미군은 절대적으로 드론 기술을 익혀야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훈련과 중동 전쟁을 보면 미군은 아직 그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5월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기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HUR) 소속 군인이 러시아를 향해 발사할 장거리 공격형 드론 ‘An-196 류티'를 점검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전 경험을 배우기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산 드론 구매를 위한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중동에 배치된 미군 보호를 위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사용된 드론 대응 체계를 도입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국방부) 장관에 따르면 미군은 드론전 연구를 위한 파견 병력도 늘렸다.

한편 미 육군 관계자는 실패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는 것 자체가 컴바인드 리졸브 훈련의 목적이라며 미 기동여단이 다른 훈련에서는 훨씬 나은 성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미군뿐 아니라 영국, 스웨덴 등이 주도한 다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훈련에서도 손쉽게 승리한 사례가 있었다며 독일 훈련 후반 미군의 드론 대응 능력이 점차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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