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보냈나" 72초 만에 사라진 '와우' 신호…49년째 미스터리[뉴스속오늘]

박효주 기자
2026.08.15 06:2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77년 8월15일. 미국의 한 전파망원경에 우주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강력한 신호가 잡혔다. 신호는 단 72초 만에 사라졌고 이후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확인한 천문학자는 관측 자료에 빨간 펜으로 'Wow!'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사진=빅 이어 전파천문대 홈페이지

1977년 8월15일. 미국의 한 전파망원경에 우주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강력한 신호가 잡혔다. 신호는 단 72초 만에 사라졌고 이후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확인한 천문학자는 관측 자료에 빨간 펜으로 'Wow!'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49년째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이른바 '와우 신호'의 시작이었다.

단 72초 나타난 강력한 신호…왜 '외계인' 의심했나

당시 오하이오주립대학교는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SETI)를 위해 빅 이어 전파망원경을 운용하고 있었다. 이날 밤 궁수자리 방향에서 포착된 신호는 약 72초 동안 강해졌다가 약해지며 사라졌다.

과학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신호의 주파수였다.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인 중성수소가 내는 약 1420㎒의 '수소선'과 가까운 주파수에서 포착됐기 때문이다.

수소는 우주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 때문에 외계문명이 다른 문명과 통신하려 한다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수소선 부근의 주파수를 일종의 '우주 공용 주파수'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신호의 세기 역시 이례적이었다. 평범한 우주 배경 전파와 구별될 정도로 강하면서 주파수 대역은 좁았다. 인공적인 전파 신호에서 나타날 법한 특징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 있던 빅 이어 전파망원경 모습. 1998년 철거됐다. /사진=빅 이어 전파천문대 홈페이지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은 신호…47년 만에 나온 새 가설

그러나 이 신호는 이후 다시는 잡히지 않았고, 외계문명이 보낸 신호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지구에서 발생한 전파가 우주 물체에 반사돼 들어왔다는 주장부터 위성이나 천체가 원인이라는 가설까지 다양한 설명이 제기됐다.

2017년에는 당시 와우 신호가 날아온 방향을 지나던 혜성의 거대한 수소 구름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하지만 이 역시 신호의 모든 특징을 설명하는 결정적인 해답으로 받아들여지지는 못했다.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했던 와우 신호에 새로운 설명이 등장한 것은 2024년이었다.

아벨 멘데즈 교수가 이끄는 푸에르토리코대학교 아레시보 연구팀은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2020년 관측한 자료를 분석하다 와우 신호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약한 협대역 신호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와우 신호의 정체를 설명할 새로운 가설을 세웠다. 중성자별 가운데 매우 강한 자기장을 가진 '마그네타' 등이 순간적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했고, 이 에너지가 차가운 수소 구름을 자극하면서 강력한 전파가 순간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설대로라면 와우 신호가 매우 강하면서도 좁은 주파수 대역에서 순간적으로 나타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미공개 자료 열어보니…자연현상 가능성 더 커져
1977년 8월15일. 미국의 한 전파망원경에 우주에서 날아온 정체불명의 강력한 신호가 잡혔다. 신호는 단 72초 만에 사라졌고 이후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이를 확인한 천문학자는 관측 자료에 빨간 펜으로 'Wow!'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사진=빅 이어 전파천문대 홈페이지

이듬해인 2025년 연구팀은 빅 이어가 1977~1978년 남긴 원본 관측 기록을 확보했다. 이 자료는 그동안 한 개인이 보관해오다 최근에야 연구팀에 전달된 미공개 자료였다. 연구팀은 이를 현대적인 분석 방법으로 다시 들여다봤다.

그 결과 신호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늘 영역은 이전보다 좁아졌고 위치도 기존 추정치에서 조금 이동했다. 신호의 세기 역시 과거 알려진 것보다 더 강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와우 신호가 지구에서 발생한 전파 간섭보다는 우주에서 발생한 천체물리학적 현상이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가운 수소 구름이 와우 신호와 유사한 협대역 전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존 가설에도 추가적인 근거가 됐다고 봤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퍼즐은 남아 있다.

신호가 포착된 그날 밤, 궁수자리 방향에서 정확히 어떤 천체 현상이 벌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연구로 외계문명이 아닌 자연현상일 가능성에 조금씩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이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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