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국채 매도, 유럽·아시아 확산…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미국발 국채 매도, 유럽·아시아 확산…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10.0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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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발 유가 폭등에 물가 재자극 우려
AI 투자 붐·각국 재정적자에 자금 수요 폭증
각국 중앙은행 추가 인상 가능성 거론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 발표 뉴스 화면과 미국 국채금리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 발표 뉴스 화면과 미국 국채금리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 세계 채권시장이 대규모 매도 폭풍에 휘말렸다. 미국에서 시작된 국채 금리 급등세가 유럽과 아시아로 옮겨붙으면서 주요국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미 10년물 5.34% 돌파 후 숨고르기… 증시 낙폭 회복

1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전 세계 채권시장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5.34%까지 치솟으며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후반 저가 매수세와 국채 숏포지션(매도 베팅) 청산 물량이 유입되면서 금리가 5.2% 수준으로 하락 반전했지만 시장에선 미 국채시장이 '가격 하락이 매도를 부르고 매도가 다시 금리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다는 진단이 잇따른다.

금리 상승세가 누그러지면서 초반 약세를 보이던 뉴욕증시 S&P500 지수도 반등에 성공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유럽·일본도 '채권 쇼크'… 스위스·독일 등 안전자산 격차 벌어져

국채 매도세는 대서양 넘어 유럽과 아시아 전역도 강타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6%선을 뚫어내며 1998년 이후 약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96%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프랑스 정부가 430억 유로 규모의 지출 감축과 증세를 포함한 2027년 예산안을 제출했지만 정국 불안과 재정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태다.

독일 대비 프랑스 국채 금리 격차가 2010년대 유로존 재정위기 수준으로 벌어지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013년 이후 최고치로 뛰면서 유럽 금융시장이 불안에 휩싸인 모양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4.69%,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3.1%로 모두 수십년만의 고점에 진입한 상태다.

유가 상승·AI 차입 붐·긴축 장기화… '복합적 상방 압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곧 승리할 것이며 그 뒤 유가가 곤두박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28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이 곧 승리할 것이며 그 뒤 유가가 곤두박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워싱턴=AP/뉴시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글로벌 채권 쇼크의 배경으로 크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발 공포,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대규모 재정적자,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등 3가지 요인을 짚는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이날 장중에도 102.38달러로 4% 이상 급등했다. 최근 유가와 미 국채 금리의 상관관계는 1990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적인 AI 인프라 건설 붐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용 채권 발행이 급증한 데다 주요국 정부의 국채 발행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자본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심화한 상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선진국이 최근 1년간 국채 이자로 지급한 금액만 3조3000억달러로 전 세계 AI 투자 추정액(2조6000억달러)을 뛰어넘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채권 금리를 밀어올린다. 시장에서는 내년 중반까지 연준과 ECB가 각각 최소 세 차례 이상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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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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