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표적 될 줄이야"…우크라 병사에 경고 알림 보낸 애플, 왜?

김완렬 기자
2026.08.19 17:19

110개국 사용자에 스파이웨어 경고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17'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5.9.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애플이 110개국 사용자에게 이른바 '용병형 스파이웨어' 공격 위협 알림을 보냈다. 이 같은 종류의 공격 주체는 주로 국가기관이나 그들을 대신하는 스파이웨어 개발 민간기업이다.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정부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용병형' 스파이웨어'로 불린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3일 110개국 사용자에게 용병형 스파이웨어 감염 위협 알림을 발송했다. 아이폰 전체 이용자에게 일괄 공지한 것은 아니며 특정 개인을 겨냥한 공격 정황을 포착했을 때만 보내는 경고다.

애플은 홈페이지에서 이번 경고가 "내부 인텔리전스와 조사를 통해 높은 신뢰도"를 갖는다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알림을 발송한 구체적인 대상, 규모, 국가별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사용자가 이번 경고 대상에 포함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디지털 권리 단체 액세스나우의 모하메드 알 마스카티는 애플의 보안 경고 발송 이후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평소 대비 30~40% 늘었으며 이는 역대 최고치라고 전했다. 액세스나우는 애플이 스파이웨어 공격 피해자들에게 지원기관으로 안내하는 단체다.

정치인·활동가·군인·언론인 겨냥… "표적 설정 매우 쉬워"
[크라마토르스크=AP/뉴시스] 우크라이나군 제93 독립 기계화여단 소속 군인들이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BM-21 '그라드'를 발사하고 있다. 2026.08.05. /사진=민경찬

애플은 용병형 스파이웨어 공격이 오늘날 존재하는 가장 고도의 디지털 위협이며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정치인·외교관·활동가·언론인 등 소수의 개인을 표적으로 삼아 해킹을 시도한다.

특히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 중인 한 우크라이나 병사도 주말 사이 위협 알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를 표적으로 삼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우크라이나군 내 동료들도 같은 알림을 받았다고 테크크런치에 말했다. 우크라이나 컴퓨터 비상 대응팀(CERT-UA)은 군인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러한 알림을 받았는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네덜란드 극우 활동가 에바 블라르딩거브로크가 지난해 4월30일 애플로부터 용병형 스파이웨어 공격 알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에바 블라르딩거브로크 X 계정 캡처.

애플은 지난해 4월에도 100여개국 사용자에 용병형 스파이웨어 위협 알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탈리아 매체 펜페이지의 치로 펠레그리노 기자, 네덜란드 극우 활동가 에바 블라르딩거브로크가 애플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의 에바 갈페린 사이버보안 책임자는 "정부가 감시용 소프트웨어를 악용해 광범위한 사람을 감시하는 사례를 목격했다"며 "표적 설정이 매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이탈리아 스파이웨어 개발사 '해킹팀'에서 유출된 문서를 보면 정부기관은 소수의 개인은 물론 무제한의 기기를 동시에 감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해킹팀 스파이웨어 구매고객명단 캡처. 감시 대상 규모는 5명 등 소수 인원부터 무제한(unlimited)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진달래
가능성 낮지만…알림 받으면 '잠금모드' 활성화 권장

애플은 스파이웨어 공격을 감지하면 기기 잠금화면과 설정화면에 위협 알림을 표시한다. 잠금 모드 활성화 등 계정과 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안내한다. 애플은 대다수 사용자가 용병형 스파이웨어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도, 최신 보안 패치가 포함된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하고 암호를 설정해 보안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애플은 위협 알림을 통해 링크 클릭이나 파일 열기, 앱 설치, 인증코드 제공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위협 알림 발송 여부는 애플 계정 웹페이지에 로그인한 뒤 페이지 상단의 알림 배너로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의 용병형 소프트웨어 위협 알림은 사용자의 기기 잠금화면과 설정화면에 표시된다. /사진제공=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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