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잡으려다 달러 잡았다"…미화 3개월만 최저, 날개 단 금·비트코인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8.22 04:29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원 환율이 1400 원 아래로 떨어져 1398 원대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미국 재무부가 국채 금리를 낮추기 위해 장기채를 재매입하는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는 등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이런 조치가 달러화 가치와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월가에서 나온다.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증가라는 근본 원인을 방치한 채 금리 압박에만 치중할 경우 결국 달러화가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경고다. 이미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달러인덱스 98.6선 후퇴… '약달러' 베팅 확산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기존보다 최소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힌 직후 유로,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가 98.8로 내려앉으면서 지난 5월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98.6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미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확대 발표 전 일본과 손잡고 엔저 해소를 위해 외환 개입에 나섰던 것까지 더해 시장에서 달러 매도(약세) 베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 표시 자산의 상대적인 수익률 매력이 떨어져 달러 수요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 자금 대이동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자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은, 가상화폐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달러 약세와 맞물려 7만달러를 재돌파했다.

월가 주요 인사들은 섣부른 시장 개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제럴드 간 리드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는 "베선트 장관이 장기 실질금리를 인위적으로 누르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달러 약세를 방치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달러 비중을 줄이고 자산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드루 카노비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디렉터도 "재무부가 장기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 달러화 강세를 포기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IB 전망 하향…"트럼프 행정부, 약달러 환영할 수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투자은행(IB)들도 달러화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씨티그룹은 단기 달러 전망을 '중립'에서 '약세'로 수정했다.

다만 달러화가 당장 구조적인 하락장에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마사히코 루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선임 전략가는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자금과 고유가 추세가 단기적으로 달러 가치를 밑받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