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배추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 정부는 문제가 된 배추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특별 검사에 나섰다.
23일(현지 시간) 펑파이와 지무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은 전날 현지 배추 수매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용액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조사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캉바오현은 공식 발표를 통해 "초기 조사 결과 영상에서 제기된 상황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수매업자가 채소를 운송하는 동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적재 과정에서 벌인 불법 행위"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안은 관련자와 차량에 대해 법에 따라 강제조치를 취했으며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문제의 배추가 어디로 유통됐는지 긴급 추적하는 동시에 캉바오현 전역의 채소 수매·운송·판매 과정에서 유사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전면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중국의 한 인터넷 블로거(渔猎齐哥)가 지난 22일 캉바오현의 한 농가에서 진행된 배추 수매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폭로하면서 확산됐다. 이 블로거는 "이런 배추를 먹겠냐?"는 제목의 영상에서 여러 대의 배추 운송 차량을 확인한 결과 배추를 차량에 싣기 전에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궈 신선도를 유지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블로거는 유통 과정을 소비자 관점에서 역추적하는 탐사형 취재를 진행하던 중 이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작업자들이 배추를 액체에 담갔다가 꺼내 화물차에 싣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배추가 실린 화물차에선 '포름알데히드 용액'이라고 적힌 용기도 발견됐다. 현장 관계자는 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면 배추의 신선도를 '2~3일' 더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영상에 등장한 한 화물차 운전자는 자신이 싣고 있는 배추가 장쑤성 쑤첸시로 향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배추 유통 경로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영상에 언급된 쑤첸시는 한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이 배추들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현재까지 진행된 검사에선 포름알데히드가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상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안후이성 허페이로도 이 배추들이 유통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 23일 문제가 된 배추의 유통 경로를 추적해 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도록 하는 한편 전국에 배추 등 쉽게 부패하는 채소에 대한 특별 표본검사와 시장 점검을 즉시 실시하도록 했다.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하게 처벌하고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한편 포름알데히드는 자극성이 강한 무색의 화학물질로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잠만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1군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식품안전법과 농산물품질안전법 등에 따라 포름알데히드를 식품용 가공 보조제로 생산·판매하거나 사용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현재까지 중국 당국이나 현지 주요 매체를 통해 문제의 배추가 한국 등 해외로 수출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