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 느낄 만큼 강력한 빙하 붕괴"…네팔 홍수 참사 원인은

김유빈 기자
2026.08.27 15:34

[네팔 대홍수]

/사진=엑스(X) 갈무리

네팔과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로 사상자 1000명 이상이 발생한 가운데 재난 원인에 대한 분석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네팔-중국 국경 지역에서 보고된 규모 4.4 진동이 지진이 아니라 빙하 붕괴 및 토사류에 의한 충격파였다고 재분류, 발표했다. 당초 지진으로 보고했던 지난 26일 발표를 정정한 것이다.

USGS는 "지진 관측소 데이터와 위성 사진 등을 추가 분석한 결과, 해당 진동은 빙하가 무너지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빙하가 무너지며 발생한 충격파가 지진으로 여겨질 만큼 강력했던 셈이다.

/사진=엑스(X) 갈무리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빙하 붕괴에 이은 '자연댐(빙하댐) 붕괴'를 지목했다.

카트만두 소재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의 사스와타 산얄 재난위험경감 전문가는 "네팔 쪽 빙하에서 무너져 내린 얼음과 바위 덩어리가 렌데 콜라강을 막았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대홍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산에서 쏟아져 내린 파편이 강을 막아 일종의 자연 댐을 만들었다가 차오른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면서 하류로 물과 토사가 휩쓸려 갔다는 분석이다. ICIMOD에 따르면 당시 하류 트리슐리강의 일부 수위는 30분 만에 최대 9m나 폭등했다.

전문가들은 빙하 붕괴의 배경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고온을 짚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댄 슈거 캘거리대 지형학 부교수는 "약 5200m 고지에 있던 빙하 하단부가 떨어져 나가 약 1200m 아래 계곡 바닥으로 추락했다"며 "사고 전 24시간 동안 계곡 빙하의 눈이 녹아 맨얼음이 드러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당시 날씨가 매우 따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지구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유엔(UN)은 지난 2023년 보고서에서 네팔의 얼음량이 불과 30여년 만에 3분의 1가량 사라졌다고 밝혔다. 최근 10년간 빙하가 녹는 속도는 이전 10년보다 65% 빨라졌다. ICIMOD 역시 2000년 이후 힌두쿠시 히말라야 전역의 얼음 소실 속도가 2배나 빨라졌다고 전했다.

남아시아 여러 국가에 걸쳐 있는 히말라야 산맥은 가파른 비탈과 계곡이 많아 홍수·산사태에 특히 취약하다.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집중호우와 빙하 융해 같은 극단적인 현상이 더욱 빈번해졌다. AP통신은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생기는 위협은 이제 전 세계적인 우려가 됐다고 경고했다.

한편 재난 당국과 과학자들은 이번 참사의 구체적인 발생 순서를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트리슐리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참혹한 홍수로 진흙에 뒤덮인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에서 27일 한 남성이 자신의 소지품을 건져내고 있다. 2026.08.2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트리슐리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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