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실상 中 겨냥 전력망 '국가비상사태' 선포…중국발 해킹도 지적

고지운 기자
2026.08.27 18: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민경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국가 안보상 필요하다며 외국산 전력 장비의 수입을 금지하는 긴급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함께 국가 전력망 보호를 위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외국 세력들이 미국의 대규모 전력 시스템에 취약점을 만들고 악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티코,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특정 외국 세력'이 중국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2020년 미 상무부 조사에서 지난 10년간 수많은 중국산 대형 변압기가 미국으로 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배터리 및 태양광 인버터 생산의 약 80%를 담당한다.

같은 날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큐티에프와이(QTFY)'라는 조직이 지속해서 미국 주요 정부 기관 전산 시스템 해킹을 시도했다고 발표했다. 큐티에프와이는 중국에 본사를 둔 '난징 신지우웨이 네트워크 테크놀로지' 소속으로 이 회사 고객에는 중국 국가안전부(MSS)와 인민해방군이 포함돼 있다. 이들 조직은 '큐스캔(QScan)'과 '큐티로우터(QTRouter)'라는 두 개의 해킹 플랫폼을 만들어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 미 법무부는 두 해킹 플랫폼이 사용한 도메인을 압수해 사이버 공격 시도를 원천 차단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러시아 해커 그룹이 지난해 핵 과학자, 방위 사업체, 그리고 정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벌여 왔다고 민간 연구원들과 미 첩고 기관들이 23일(현지시각) 경고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2026.-7.24. /사진=유세진

이들은 2018년부터 미 에너지부,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원(NIH), 항공우주국(NASA), 상원 등 전산 시스템 공격을 시도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24년 9월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연구소 및 기술센터 3곳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서 이들은 제로데이 취약점을 활용했다. 제로데이 취약점은 알려진 해결책이 없어 가장 심각한 유형의 취약점으로 분류된다. 폴리티코는 이들이 2021년 대만 국가 전력망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는 데에는 성공했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사이버 해킹을 추적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큐티에프와이를 비롯, 중국 정부를 대신해 대규모 해킹에 나서는 민간 용역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이버 보안 기업 센티넬원의 다코타 캐리 분석가는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사이버 공격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 발표에서도 머스탱 판다, 플랙스 타이푼 등 중국계 해킹 조직이 추가로 언급됐다.

이와 관련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로이터를 통해 "미국이 사이버 안보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폄훼하고 신뢰도를 떨어뜨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가 안보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이를 구실로 중국 기업에 차별적인 제한을 가하는 데 반대하며,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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