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 칩 中 밀반입 의혹…싱가포르 운송사 첫 수사

백소희 기자
2026.08.27 20:11

대만→미국→홍콩→中…밀수 경로 의심

(머틀비치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달린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8.2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머틀비치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으로 밀수한 혐의로 싱가포르의 배송회사를 수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운송회사 에이펙스 로지스틱스를 불법 반도체 거래에 가담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스위스 물류 대기업 큐네앤나겔의 자회사인 에이펙스는 AI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제조한 AI서버를 운송할 때 미국 수출 제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은 엔비디아 칩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서버를 만든다. 에이펙스는 서버 제조업체가 아닌 서버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신해 배송을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은 에이펙스가 암시장을 통해 엔비디아 칩 기반 서버를 밀수했다고 의심한다. 미국 수사당국은 미국에서 동남아시아로의 수출 경로에 초점을 맞춰 수사 중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서버는 대만에서 미국으로, 다시 중국 이외의 아시아 지역을 거쳐 홍콩으로 보내지는데, 특히 홍콩에 도착한 서버는 중국 본토로 반입된다.

2024년 진행됐던 특정 선적물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선적 코드가 미국 수출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허위 기재가 돼 있었다. 에이펙스는 당시 선적물을 담당했던 직원 두 명이 퇴사한 상태이고, 규제 대상 서버가 몇대가 포함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부(BIS)는 에이펙스가 출하한 배송건 총 47건을 조사 중이다. 이 중 엔비디아 서버가 몇 대나 포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BIS는 다른 반도체 밀수 사건에서 개별 출하 건당 50~60대의 서버를 확인한 바 있다.

운송회사에 '규제 우회' 책임 묻는 선례
CPU computer (central processing unit) on Chinese and USA flag background. US vs China chip war or tech war, semiconductor industrial competition concept. US restrict and control chip export to China.

이번 조사는 여러 국가를 경유하는 식으로 수출 규제를 우회하는 불법 거래에 대해 배송회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펙스는 성명을 통해 "2024년에 처리한 소수의 선적물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우려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해당 선적물에 포함된 자재 및 장비가 궁극적으로 반입 금지 지역으로 운송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고객사인 협력사들과 미국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도록 협력하고 있다"며 "철저한 실사 덕분에 미국 수출 통제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의심되는 사례들을 적발해 연방 검찰의 기소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과 안보 우려를 이유로 첨단 AI칩에 대한 중국 판매를 2022년부터 금지해왔다. 다만 미국은 암시장 거래를 통해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 수십억달러 상당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 내에서 수출 통제를 우회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며 암거래 시장을 조사해왔다. 대만 검찰은 엔비디아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전직 직원을 포함한 9명을 첨단 AI 서버의 중국 반출을 도운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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