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합의한 '무역휴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1년 추가 연장이 유력하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미국 기업인들이 동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기업인들이 시 주석 방미길에 함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협상 상황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다음 달 24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엔비디아와 테슬라, 애플, 보잉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했다.
시 주석 방미를 위한 양국 준비 작업에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는 지난 26일 베이징에서 회동했다. 퍼듀 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회동이 시 주석 방미 준비 과정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협상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중국 기업인들을 시 주석의 방미 대표단에 포함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당시 미국 기업인들이 동행했던 만큼 상호주의 차원에서 중국 기업인들의 방미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상당수 중국 기업이 미국 투자에 관심이 많아 중국 측이 기업인들의 동행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비민감' 분야의 교역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인들이 대표단에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5월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무역위원회' 구상과 관련해서다. 양국은 비민감 산업·제품을 선정해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상 교역액은 미중 각각 최대 300억달러로 제한된다. 현재 무역위원회 출범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인 방미 문제와 별개로 양국은 다음 달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경제·무역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합의한 미중 무역휴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양국 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양측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 일부 인하 △중국계 기업에 대한 미국의 추가 규제 중단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 △미국산 대두 및 펜타닐 원료와 관련한 중국 측 조치 등에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를 약 1년간 유지한다는 무역휴전이었다.
복수의 소식통은 부산 무역합의의 연장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양국 모두 합의 연장을 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합의를 연장하기를 원하는 반면 미국은 다시 1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SCMP는 중국이 장기 연장을 원하는 것은 현재 합의가 자국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양국 경제관계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합의 연장 기간에 대해 의도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협상 상황으로는 무역휴전은 일단 1년 연장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의 '생산 과잉'을 겨냥해 추진하는 추가 관세도 시 주석의 방미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중국 측에 이번 조치가 새로운 대중 압박이라기보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기존 관세를 무역법 301조를 통해 대체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60개 경제권의 제품에 10~1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에는 최고 수준인 12.5%를 적용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면서도 맞대응 관세 등 별도의 보복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 SCMP는 미중이 통상·기술 분야의 개별 갈등과 정상 간 대화를 분리해 관리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관세와 수출통제 등 압박 조치는 계속하더라도 이를 다음 달 정상회담을 흔들 변수로 확대하지 않고 양국 관계 안정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