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머니]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주가가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상장 직후 적은 유통물량과 투기 수요가 맞물려 과도하게 치솟았던 밸류에이션이 조정받는 가운데 매출 성장률 둔화와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기술적 한계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장과 맞물려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로봇 운동회에서도 경쟁사에 밀리면서 유니트리의 독보적인 기술력에 대한 기대도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9일 상하이증권거래소 기술특례시장 커촹반에 상장한 유니트리 주가는 중국 시간 28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전일 대비 4.09% 하락한 589.9위안을 기록중이다.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약 46% 하락한 상태다. 다만 공모가 150.8위안과 비교하면 여전히 4배 가량 높은 가격이다. 상장 첫날 유니트리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무려 629% 폭등하며 본토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나친 투기로 상장 첫날 시초가가 폭등하며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한 중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차이신을 통해 "유니트리의 시초가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았다"며 "신규 상장주의 상승폭은 항상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적은 유통물량은 과도한 밸류에이션이 조정받기 시작하자 낙폭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유니트리의 총발행주식은 4억400만주지만 전략적 배정과 일부 기관 배정, 주관사 의무인수 물량 등을 제외하면 상장 첫날 실제 거래 가능한 주식은 약 3008만7700주였다. 전체의 7.44%에 불과했다.

유니트리 주가가 폭등 후 연일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커촹반 상장 심사를 강화할 것이란 소문도 돌았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차이신에 "아직 상장 심사가 강화됐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유니트리처럼 규모가 큰 업계 선두기업은 감독당국이 상장시 고려해야 할 요소도 더 많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이 시작되자 투자자들은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는 조짐에도 주목했다. 유니트리의 기업공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3~2025년 매출의 연평균 복합성장률은 226.78%에 달했다. 2023년 1114만5100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던 회사는 2024년 9547만4700위안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고 지난해 순이익은 2억7800만위안까지 늘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억5200만~11억2800만위안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5.62~45.41% 수준이다. 유니트리는 위험요인 공시에서 매출 규모 자체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시장 경쟁 심화를 성장률 둔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상장 다음날인 20일 왕싱싱 유니트리 창업자의 발언은 이 같은 우려를 키웠다. 왕 창업자는 "지금 휴머노이드를 공장에 대규모로 투입하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효율성과 범용성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구현지능 산업의 본격적 성장이 빠르면 2~3년 뒤, 늦으면 5~10년 뒤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유니트리 주가는 이날 장중 16% 급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세계 로봇 운동회에서 유니트리는 금메달 없이 은메달 2개에 그치며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톈궁 팀이 금메달 5개와 동메달 4개를 따며 1위를 기록하고 애지봇 팀이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것과 비교됐다.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는 지난 2월 관영 중국중앙TV(CCTV)에서 방송한 춘제(음력 설) 특집 갈라쇼 '춘완(春晩)'에서 고난도 무술 동작을 선보이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제품 측면에서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진전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니트리에 투자한 서우청홀딩스의 캉위 자본시장부 총경리는 "상장 직후 며칠간의 주가로 기업가치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장기 투자자들은 산업의 장기 성장 추세를 긍정적으로 본 뒤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선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