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미국도 기름값 '비상'...중간선거 속 타는 트럼프, 정유업계 소집

정혜인 기자
2026.09.01 09:22

1일 미 정유·유통업계 경영진과 회동,
11월 중간선거 앞 '에너지 물가 잡기'에 집중…
휘발윳값 인하·베네수 유전 개발 투자 강요할 듯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자 1일(현지시간) 미 정유업체 경영진과 만나 대책 마련에 나선다. 11월 중간선거가 2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내 에너지 물가 문제를 해결해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난 31일(현지시간) CNBC·AFP통신 등에 따르면 테일러 로저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유업체 및 연료 유통업체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저스 대변인은 회의에 참석하는 기업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채 "중소, 중견, 대형 정유업체와 유통업체들이 다양하게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CNBC에 따르면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 장관, 재러드 에이컨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 집행 이사 등이 회의에 참석한다.

핵심 의제는 미 휘발유 소비 가격 안정 방안 모색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란 전쟁 여파로 추락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입소스 설문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3%로, 2기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물가 정책에 대한 평가 악화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비 부담 대응에 대한 부정 평가는 71%에 달했고, 휘발유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주요 불만 요인으로 꼽혔다.

8월31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 추이 /사진=거시경제 분석업체 매크로아미크로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8달러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미국 소비자들이 에너지 비용 상승을 직접 체감하게 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8월 한 달 내내 갤런당 4달러를 웃돈 것은 사상 처음이자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2년 8월의 종전 기록(3.97달러)도 넘어서는 것이다.

로저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정제 능력을 확대하고 공급망 전반에서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며 미국 국민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인 에너지 패권 정책이 소비자들의 주유소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휘발윳값 인하 및 베네수 유전개발 참여 촉구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정유업계에 휘발유 소매 가격 인하를 더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앞서 셰브런, 엑손모빌 등 대형 정유업체들을 겨냥해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얻은) 이익 일부를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휘발유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또 지난 7월 휘발유를 갤런당 3.47달러에 판매한 프리덤 퓨얼 네트워크를 칭찬하며 다른 업체들도 이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매장량 약 650억배럴에 대한 과반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한 이후 미 정부와 정유업계 간 회동으로도 주목받는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 행정부는 정유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조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해당 조치에는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정유시설 유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지난 28일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장기간 독점 거래하는 협정을 체결해 베네수엘라 민간 사업자와 별도의 회사를 설립해 100년간 유전 17곳을 개발키로 했다.

정유업체들의 정제 능력 약화는 휘발유 등 연료 가격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7월 말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정제 능력 제약으로 원유 가격과 휘발유 가격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으로 원유 공급이 늘더라도 즉각적인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거란 지적이다. 미 대표 정유업체인 발레오는 8월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이란 전쟁으로 하루 약 500만배럴 규모의 정제 설비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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