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유조선 격침에 유가 급등…브렌트유 100달러 코앞

백소희 기자
2026.09.09 11:16
7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알와디아 국경 검문소에서 트럭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이 이란의 유조선을 격침시켰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국제 유가 기준이되는 브렌트유는 99달러선까지 가격이 올랐다. 미국과 이란이 교전을 재개하면서 최근 한 달 간 브렌트유는 15% 이상 올랐다.

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 유가 기준이 되는 11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9.39달러를 나타냈다. 전날보다 약 1.5% 상승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4.28달러로 전날보다 1.3% 가량 올랐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카르그섬 인근 이란산 원유를 운반하던 유조선 5척을 공격해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틀 연속 탄도미사일로 미 해군 함정 공격을 시도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이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 유조선을 보복 공격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중동 지역 전쟁은 유조선과 정유시설을 주요 타격물로 삼으면서 격화하는 양상이다. 전날에는 예멘 후티 반군이 드론과 탄도미사일로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가스 및 석유 저장시설을 타격하면서 정유시설에 화재가 발생, 가동이 중단됐다. 최근 이란이 미국의 해군 자산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배후에 중국과 러시아의 무기 지원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최근 교전으로 걸프만에서 석유 공급량은 급감했다.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화물선은 단 9척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맺었던 6월 말에는 하루 평균 30척이 지나갔다.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량은 하루 600만배럴로 전쟁 이전 하루 약 2000만배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 전망이 짙어지면서 월가에서는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분석가들은 전날 보고서에서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소규모 충돌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는 배럴당 95~120달러 범위에서 거래될 수 있다"며 "주요 에너지 기반 시설에 피해를 주는 더 큰 규모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플레 압력 상승…美 국채 금리 최고치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21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이날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과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 대응해 오는 22일부터 적용될 9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한다. 2026.8.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국제 유가는 이미 미국 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7일 기준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5달러로 노동절(9월 첫 월요일)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디젤 가격 역시 갤런당 5.9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고쳐 썼다. 이에 지난 한 달간 소비재 관련 종목과 석유를 주요 원자재로 삼은 산업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며 미국 장기채 금리도 올랐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81%까지 상승하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채 금리가 높아지면 회사채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차입 비용을 높인다.

반면 정유 기업은 원유와 이를 가공한 석유제품의 가격 차이를 뜻하는 '크랙 스프레드' 상승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 마라톤 페트롤리엄 주가는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 이날 사상 최고가인 397.77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 500 에너지 섹터는 올해 들어 40%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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