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칩 시장, 엔비디아 빈자리 채우는 화웨이·GPU 4소룡

왕양 기자, 안재용 기자
2026.09.13 06:00

[선데이모닝인사이트] 중국 AI칩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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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스레드 2026 신제품 발표회/사진=무어스레드

미국이 중국에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규제를 실시하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위축되고 있다. 이에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이 중국 AI 가속기 카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무어스레드, 메타X, 비런커지, 엔플레임 등 신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들도 등장해 공급 확대에 나섰다.

엔비디아 55% vs 중국산 41%…중국 AI 가속기 카드 시장 판도 변화

시장조사업체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가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 중국 클라우드 AI 가속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AI 가속기 카드 시장 전체 출하량은 약 400만장으로 추산된다.

엔비디아는 약 220만장을 출하해 점유율 1위(55%)를 차지했다.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지만 중국 업체들의 합산 출하량도 165만장에 달했다. 전체 시장의 41%를 차지하는 규모다.

중국산 AI 가속기 카드가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엔비디아 중심이었던 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고성능 AI 칩 수출 규제가 중국 기업의 국산 칩 전환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가장 빠르게 메우고 있는 곳은 화웨이다. 지난해 중국 업체들의 AI 가속기 카드 출하량 165만장 가운데 화웨이는 81만2000장을 출하했다. 중국산 제품 출하량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알리바바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티헤드 세미컨덕터는 26만5000장으로 뒤를 이었다. 바이두의 쿤룬신과 한무기는 각각 11만6000장을 출하했다. 해광정보는 약 8만2500장, 메타X는 약 6만6000장을 기록했다.

엔플레임의 추론 연산 클러스터를 적용한 타이후이신(우시) 지능형 컴퓨팅센터/사진=엔플레임
화웨이 이어 'GPU 4소룡' 등장

중국에서는 엔플레임, 무어스레드, 메타X, 비런커지 등 4개 기업을 '중국산 GPU 4소룡(4대 유망기업)'으로 부른다. 모두 고성능 GPU와 AI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대표적인 중국 신흥 반도체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주로 비상장 상태에서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오다 최근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무어스레드가 2025년 12월 가장 먼저 상장한 데 이어 메타X와 비런커지도 증시에 입성했다. 엔플레임은 지난 2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시작했다. 이로써 중국산 GPU 4소룡이 모두 공개 자본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개사 모두 매출 10억위안(약 2000억원)을 넘어섰다. 무어스레드가 약 347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메타X 약 2648억원, 비런커지 약 2472억원, 엔플레임 약 2240억원이 뒤를 이었다.

4개사의 사업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무어스레드는 클라우드 사업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클라우드 제품 매출은 약 338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7.5%를 차지했다. AI 가속기 카드뿐 아니라 AI 컴퓨팅 일체형 장비와 GPU 클러스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메타X는 AI 훈련과 추론을 비롯해 과학연산과 그래픽 렌더링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고속 인터커넥트 기술도 함께 개발하며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

비런커지는 대규모 AI 컴퓨팅 클러스터 공급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의 94.5%가 지능형 컴퓨팅 솔루션에서 발생했다. 대형 인터넷 기업과 AI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GPU 공급을 확대한다.

엔플레임은 클라우드 AI 컴퓨팅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4세대 아키텍처와 5종의 클라우드 AI 칩을 기반으로 AI 칩, AI 가속기 카드와 모듈, 지능형 컴퓨팅 시스템과 클러스터, AI 컴퓨팅 및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제품 체계를 구축했다.

'대체'에서 '사용'으로…CUDA 생태계 대체가 승부처

중국 AI 기업들의 중국 국산 AI 칩 활용도 확대된다. 중국 주요 AI 기업들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하면서 화웨이 어센드뿐 아니라 메타X, 무어스레드 등 중국산 AI 칩과의 호환성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엔비디아 GPU를 얼마나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지가 중국산 AI 칩의 주요 과제였다. 이제는 중국 AI 기업들이 실제 모델 개발과 추론에 국산 GPU를 활용하면서 경쟁의 단계도 달라지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가장 높은 장벽은 GPU 성능 자체보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있다. 엔비디아는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중심으로 개발도구와 라이브러리, AI 프레임워크, 개발자 생태계를 오랜 기간 구축해왔다. 중국 GPU 기업들도 자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무어스레드는 자체 GPU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MUSA를 개발했다. 메타X는 MXMACA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스택을 구축하고 AI 프레임워크와의 호환성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산 GPU가 엔비디아의 빈자리를 장기적으로 차지하려면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개발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환경까지 확보해야 한다.

중국 AI 가속기 카드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도 중국 GPU 기업들에는 기회다. 중상산업연구원은 중국 GPU 시장 규모가 2026년 약 41조원에서 2030년 약 108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GPU 기업 간 경쟁은 단순한 국산 대체를 넘어 하드웨어 성능과 실제 사용 경험,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놓고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오리둥 엔플레임 회장은 지난 1일 열린 기업공개 온라인 투자자 설명회에서 "대규모 언어모델 산업이 대규모 학습 단계에서 추론 적용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2026년에는 글로벌 AI 추론용 AI 가속기 카드 수요가 학습용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에서는 이런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학습용 AI 가속기 카드는 최고 성능과 안정성을 중시하지만 추론용 제품은 구축 비용과 적용 효율이 중요해 상용화가 더 빠르다. 추론 시장 확대가 AI 가속기 카드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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