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수장이 미국을 겨냥한 비판 수위를 낮추며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군사와 안보 분야에서도 대미 긴장 관리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제13회 베이징 샹산포럼 기조연설에서 대립 대신 대화, 동맹 대신 동반자 관계에 기반한 새로운 안보 방식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제사회가 배타적인 진영을 만드는 행위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그동안 미국 주도의 동맹 체제를 '진영 대결'이라고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비판 수위는 낮아졌다. 둥 부장은 지난해 샹산포럼에서는 군사동맹을 이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각국에 위장된 패권 논리와 괴롭힘 행위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올해 연설에서는 대만 문제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둥 부장은 지난해 포럼에서 대만의 중국 반환이 전후 국제질서의 불가분한 일부라고 강조했다.
인민해방군 퇴역 대교인 저우보 칭화대 전략안보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올해 둥 부장의 연설 어조가 비교적 온건했다"고 평가했다.
둥 부장의 발언은 오는 24일로 예상된 미중 워싱턴 정상회담을 약 일주일 앞두고 나왔다. 최근 미중 간 군사 소통도 재개되는 등 양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계 관리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창설 20주년을 맞은 샹산포럼은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 국방·안보 대화 플랫폼이다. 중국과 해외 안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간 차원의 회의로 출발했지만 2014년부터 각국 국방, 군 고위 당국자와 국제기구 관계자까지 참여하는 회의로 격상됐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에 대응하는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로도 불린다.
특히 올해 포럼은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가량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미 안보 메시지를 가늠할 무대로 주목됐다.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올해 포럼에는 약 100개 국가와 지역 공식 대표와 전문가 등 약 2000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장관급 및 군 총장급 이상 인사가 60여명에 달한다. 포럼 주제는 '안정에 대한 공감대 형성, 안보 거버넌스 공동 추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