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물가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는 17일 영란은행(BOE)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물가 부담이 커졌지만, 동결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고 밝혔다.
7월 상승률(2.9%)보다 상승폭을 키우면서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로 4개월 연속 동일했다.
물가 상승의 주원인은 가정용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파악된다. 영국 에너지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은 지난 7월 가정용 에너지 가격 상한선을 13% 인상했다. 이로 인해 전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자동차 연료 가격 상승률은 7월 15.5%에서 8월 23.0%로 뛰었다.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9.1펜스 오른 161.3펜스(약 2970원), 경유 가격이 14.2펜스 상승한 181.8펜스(약 3350원)에 달했다.
통계청은 "휘발유와 디젤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렸다"며 "항공료 상승과 공장 생산 가격 인상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최근 중동 전쟁 확전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오프젬은 오는 10월부터 에너지 가격 상한선을 다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데이비드 리스 슈로더 글로벌 경제 책임자는 "에너지, 제조업 제품, 식품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향후 몇 달 동안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영란은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물가상승률이 급등했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관측이 우세하다. 영란은행은 지난 7월 금리 동결을 찬성 6표, 반대 3표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3.75% 동결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영란은행은 지속적인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외에 인플레이션이 확산했다고는 판단하지 않았다. 영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를 기록했고 7월에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국내 수요 증가보다는 생산성 향상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독자들의 PICK!
물가 상승 원인은 국내 수요 과열이 아닌 에너지 가격 같은 외부 충격 탓으로 분석된다. 야엘 셀핀 KPMG 영국 지사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는 물가 상승이 경기 과열이나 파급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충격은 단지 외부적 충격일 뿐"이라며 "(영란은행이) 그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