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무역협상을 체결하며 5500억달러(759조원) 대미 투자를 약속했던 일본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사업을 3호 투자 안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7일 미국, 일본 측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 양국 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사업을 논의하고 있으며 실무자들이 지난 14~15일 회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틀에 걸쳐 실무자 회의가 있었다는 것으로 볼 때 단순 구상을 넘어 구체적 논의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는 해당 사업이 2조~3조엔(17조~26조원)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도체 공장 운영은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글로벌파운드리(GF)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컨설팅 기업 트렌드포스 자료에 따르면 GF은 반도체 시장 점유율 5위다.
반도체는 크게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연산을 수행하는 시스템(로직) 반도체로 나뉘며 이번 투자 사업으로 건설할 공장은 시스템 반도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 원재료 납품 계약을 확정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자국 기업들에게도 나누겠다는 취지다.
닛케이는 "미국, 중국 갈등 격화로 (반도체)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자국 안보와 직결된 반도체를 자국에서 생산하기 위해 서두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 자동차에 탑재되는 반도체가 GF의 공장에서 공급된다면 (일본이)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서 일본은 화력발전소 등 화석연료 발전 사업을 대미 투자 안건 1호로, 소형원자로모듈(SMR)과 배터리 소재 생산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대미 투자 안건 2호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