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요청에 中 움직였다…이란에 "후티 자제시켜라" 압박

백소희 기자
2026.09.17 22:11

[미국-이란 전쟁] 걸프만 원유 양쪽 막히자 中 나섰다

[마리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예멘 후티 반군 선전매체 안사르 알라 미디어사무국이 공개한 촬영 날짜 미상의 영상 캡처 사진에 예멘 마리브주에서 후티 반군 전투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F-15 전투기 잔해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2026.09.17. /사진=민경찬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군사공습이 격화되자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중국은 비공개로 이란에 후티 반군 진압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이 예멘 홍해 연안을 사실상 장악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원유 해상 수송에 차질이 생기자 사우디는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관계자 3명이 전했다.

이에 중국은 이란과 비공개로 접촉해 후티 반군 진압을 요청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이란에 후티 반군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의 확전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이 공개적으로 중동 분쟁 자제와 대화를 통한 해결, 안전한 항해 복원을 촉구한 데서 나아간 것이다.

중국은 이란이 요청을 거절해 후티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위협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중국을 방문해 중동 정세와 이란 전략 등을 논의했다. 다만 이번 요청이 이란의 중국 방문 중에 이뤄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에 "중국은 지역 긴장이 예멘과 홍해로 더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지역 불안정 심화는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의 주권과 안보는 존중돼야 하며, 국민의 생계에 필수적인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란의 주요 원유 구매국으로 꼽힌다.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이란 해상 원유 수출량 80% 이상을 구매했다. 하루 평균 약 140만 배럴에 달한다. 다만 중국이 걸프만 국가를 통해 수입하는 원유는 이란을 넘어선다. 중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 간 연간 무역 규모는 약 3000억달러에 달한다.

걸프만에서 나오는 원유는 당초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주로 수출됐으나 이란 전쟁 후 사우디 동서 송유관을 거쳐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수출됐다. 후티 반군 공세로 홍해까지 봉쇄될 우려가 커지자 중국도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소식통은 "이란과 동맹국들이 이제 걸프만 주요 해양 수출로의 양쪽 끝에서 압박을 가하고 있고, 중국은 이 두 가지 모두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중국의 압박으로 이란이 조치를 취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란에 상당한 경제적·전략적 무게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이란이 전쟁과 제재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중국은 이란의 석유 사업을 유지하고 경제 압박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재정 역량을 가진 몇 안 되는 국가"라고 짚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