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경쟁을 인정하면서도 양국이 충돌과 대립을 피하고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역시 양립할 수 있다고 했다.
24일(현지시간)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방문 환영식 연설에서 "중국과 미국은 모두 위대한 국가이며 중국 국민과 미국 국민 모두 위대한 국민"이라며 "이번 미국 방문은 우의를 계승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 국민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향후 미중 관계의 원칙으로 소통 강화와 진정성 있는 협력, 평화적 공존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양국 정상이 합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재차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미 관계라는 큰 배가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가도록 이끌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간의 경쟁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양국 경쟁을 굳이 피해서 말할 필요는 없지만 경쟁은 선의의 경쟁이어야 하고 경쟁에는 경계선이 있어야 한다"며 "서로 앞서기 위해 달리는 경주가 돼야지 한쪽이 지고 다른 쪽이 이기는 결투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돌하지 않고 대립하지 않는다는 마지노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지구상에서 두 대국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을 충분히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양국 군이 상시적 대화를 유지하고 위기 소통 및 예방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의 충돌 가능성)'은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환영하는 동시에 미국에는 중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할 것을 요구했다. 시 주석은 "양국의 이해관계는 깊이 얽혀 있으며 협력 공간도 매우 넓다"며 "양국 협력으로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양국의 협력 없이는 세계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개방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며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동시에 미국에는 중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할 것을 요구하며 "함께 협력 목록은 늘리고 문제 목록은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인공지능)도 주요 협력 분야로 제시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모두 AI 강국으로 AI를 잘 발전시키고 관리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며 "AI의 발전이 항상 인간의 통제 아래 놓이고 국민에게 혜택을 가져다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마약 퇴치와 법 집행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간 직항편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직항편을 늘려 양국 국민의 왕래와 경제·무역 교류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자는 뜻이다.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내놨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의 희망은 국민에게 있고 미래는 청년에게 있다"며 "향후 5년간 미국 청소년 10만명을 중국으로 초청해 교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판다를 통한 우호 메시지도 내놨다. 시 주석은 판다를 "중·미 양국 국민 우정의 사절"이라고 표현하며 "며칠 뒤 판다 '핑핑(平平)'과 '푸솽(福雙)'이 애틀랜타 동물원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미국 국민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연설 막바지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며 "양국 국민의 우호 관계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함께 더욱 아름다운 세계를 건설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