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기준금리 1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추가 인상도 시사

유효송 기자
2026.09.29 15:23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호주중앙은행(RBA) 총재/사진=로이터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5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추가 인상도 가능하다고 열어놨다.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붐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하다는 판단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은 2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4.35%에서 4.6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올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1%포인트(p) 올린 가운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놨다. RBA는 "지난 회의 이후 인플레이션의 일부 상방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원유 공급에 추가 차질이 발생했고 최근 지표는 호주의 성장과 물가가 예상보다 높았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를 지속적으로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치를 계속하겠다며 "필요하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는 30일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RBA의 물가 목표 범위인 2~3%를 크게 웃돈다. 근원 인플레이션도 3.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부담은 에너지 가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짐 찰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중동 전쟁 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결정 후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으로 인해 우리의 인플레이션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호주인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매우 큰 대가를 치르고 있고 오늘 그 대가는 더욱 커졌다"고 우려했다.

또 AI 발전이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RBA는 보고서에서 "AI 관련 수요가 기술 관련 상품의 세계적 가격 급등을 견인하고 있다"며 "호주의 주요 무역 파트너 국가들은 AI 관련 투자가 중동 분쟁의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면서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고 봤다.

반면 호주의 주택 가격은 금리 인상과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 혜택 축소가 맞물려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조사 회사인 코탈리티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차입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주택 수요가 약화됐다"며 "가구 소득 중간값을 기준으로 지난 네 차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 여력이 거의 9만호주달러(약 8536만8600원) 감소했고 이는 구매력의 약 9% 하락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은 이날 금리 인상에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호주달러는 미 달러 대비 0.7014달러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시장은 11월 RBA가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43%가량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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