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부서도 '알래스카 LNG' 의문…"한국과 투자 합의 안 됐다"

유효송 기자
2026.10.02 16:33

[대미투자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알래스카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에 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투자 발표에 포함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해 미국 언론들도 사업성에 의문을 표했다. 또 한국 정부와 합의가 되지 않은 사안을 발표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약 5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문제는 한국이 구체적인 투자액은 물론 투자 자체에도 합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상무부가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는 투자 규모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상무부의 공식 팩트시트 간 차이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국매체 폴리티코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며 "한국 측은 해당 파이프라인 투자가 여전히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우리나라 정부의 입장을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투자가 어디까지나 조건부라고 설명한 사실을 전하면서 "백악관이 최근 중간선거 경합주의 프로젝트를 위해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고 홍보해 온 연쇄 행사의 일환이었으나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제성 자체도 지적됐다. 로이터통신은 이 사업에 미국 걸프 연안의 비슷한 규모 LNG 시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포텐앤드파트너스의 제이슨 피어 사업정보부문 대표는 "문제는 아시아 구매자들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가로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그럴 것이라는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주관 개발업체인 글렌파른 그룹은 알래스카 LNG의 총사업비를 445억∼545억달러로 추산한다. 이것이 연간 생산능력 100만t당 약 22억∼27억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미국에서 제안된 LNG 수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승인된 미국의 LNG 프로젝트들은 일반적으로 연간 생산능력 100만t당 평균 10억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건설돼왔다.

걸프 연안의 LNG 수출터미널들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애팔래치아 지역의 셰일가스를 공급하는 광범위한 파이프라인망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알래스카 LNG는 알래스카 북부 브룩스산맥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노스슬로프에서 니키스키까지 800마일(약 1287㎞)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 이 파이프라인에만 132억∼169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는 파이프라인 뿐 아니라 천연가스를 남쪽으로 보내 수출하기 전에 처리하기 위한 대규모 시설도 노스슬로프에 건설해야 한다는 점도 보도했다.

알렉스 먼튼 래피단 에너지 그룹 글로벌 가스 및 LNG 연구 이사는 이 프로젝트가 "투자를 위한 상업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그동안 엑손모빌과 등 다양한 투자자를 참여시키려는 계획이 추진됐지만 높은 비용과 사업 운영에 따른 위험 때문에 결국 지원을 포기했다"며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를 한 아시아 기업은 한국의 포스코그룹 단 한 곳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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