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에 '전면전'… 전선 번지는 중동

정혜인 기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10.06 03:44

정부군, 영토탈환 작전… 사우디 연합군서 지원 약속
이란, 전쟁확대 속 7개조건 요구 계속·합의이행 촉구

예멘 후티 반군의 알마시라TV가 지난 9월28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 사진 속에 후티 반군 대원들과 현지 주민들이 예멘 타이즈주 카다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원군의 공격을 받은 이후 주택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타이즈(예멘) 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이 친이란 세력인 후티반군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란전쟁의 전선이 예멘으로 넓어져 중동의 위기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동결자금 즉시 반환 등 요구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예멘 정부군은 이날 후티반군이 장악한 모든 영토를 탈환하기 위한 새로운 대규모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라샤드 알알리미 예멘 대통령지도위원장은 TV 연설에서 "오늘 남은 영토를 탈환하고 국가와 그 기관의 권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군사작전의 시작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친이란 저항세력인 후티반군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예멘군의 전면전 선포는 후티반군이 지난달 예멘의 홍해 연안과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장악한 데 이어 예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복수 보안 소식통의 말에 따르면 후티반군은 예멘 제3의 도시 타이즈와 임시수도인 아덴을 연결하는 주요 보급로를 차단하고 타이즈 외곽에서 예멘 정부군과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을 상대로 대규모 공세를 펼친 타이즈는 예멘 내전의 주요 전선 중 하나로 정부군 통제하에 있지만 오랫동안 후티반군에 포위됐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은 예멘 정부군 지원을 약속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예멘 정부군이 지상작전을 주도하고 연합군은 공습으로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면전엔 예멘 정부군과 친정부 무장세력 10만명 이상이 동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도 사우디를 통해 예멘군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직접적인 군사공격은 배제하고 작전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사우디엔 미군정보·군사분석관 200명 이상이 배치됐다. 유럽은 방어목적의 군사무기를 사우디에 제공해 예멘군을 돕는다.

예멘 정부군의 전면전 선포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예멘'이란 새로운 전선이 열려 중동의 위기가 한층 심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 이번 전투가 표면적으로는 예멘 정부군과 후티반군의 충돌이지만 이들 뒤에는 각각 미국과 사우디, 이란이 있기 때문이다. NYT는 "예멘의 전면전 선포는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전쟁의 양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후티반군은 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 공격으로 대응했다. 후티반군은 이날 성명에서 "사우디가 지난 24시간 동안 예멘 수도 사나와 다른 지역을 겨냥해 106차례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측 종전협상단장을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란 관영 누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입장은 명확하고 확고하다"며 "이슬라마바드 MOU(양해각서)에 기반한 7가지 요구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호르무즈해협은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이날 자국 주재 각국 대사 및 외교관들을 만나 해협 재개방을 위한 조건을 미국에 명확히 설명했다며 합의이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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