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뉴욕 주요 병원들이 관련 서비스를 줄줄이 중단하자 트랜스젠더 배우 엘리엇 페이지(39)가 직접 시위에 참여해 목소리를 냈다.
페이지는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뉴욕대학교(NYU) 랭곤 헬스 병원 앞에서 열린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 중단 결정 반대' 시위에 참석한 영상을 이달 초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는 "지난 수십년간 트랜스젠더 아동·청소년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NYU 랭곤, 마운트 시나이, 뉴욕 프레스비테리언을 비롯한 여러 병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자금 삭감 위협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NYU 랭곤은 지난달 미 법무부와 합의해 19세 미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성별확정의료를 중단하고 850만달러(약 113억700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연방정부 조사와 환자 개인정보 제출 요구 등을 피하기 위한 합의였다는 입장이다.
앞서 마운트 시나이 역시 정부와 유사한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지는 마운트 시나이가 성별 전환을 중단하거나 되돌리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이른바 '디트랜지션' 기금 마련에 합의한 점도 문제 삼았다.
페이지는 "해당 병원들의 의료진은 여전히 트랜스젠더 아동·청소년의 성전환 치료를 지지하고 있는데도 병원 경영진은 정치적 공격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트랜스젠더 아동·청소년과 그 가족들을 외면하기로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렌스젠더 차별법이 정신건강 악화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우리는 지금 당장 이러한 치료를 거부하는 게 아이들에게 해롭고 우울증을 악화시키며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미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지난달 연방 및 주 정부 공동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와 아동건강보험프로그램(CHIP)을 통해 미성년자의 성전환 치료에 연방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최종 규정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규정은 오는 13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사춘기 억제제, 호르몬 치료, 성전환 수술 등에 연방정부 보조금을 쓸 수 없게 된다. 다만 이미 호르몬 치료를 받는 미성년자는 향후 6개월간 지원을 유지한다.
페이지는 2020년 12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한 사실을 고백하고 이름을 엘렌에서 엘리엇으로 바꿨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오디세이'에 출연한 그는 커밍아웃 후 작품 제안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