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시간 내 공습 가능"…트럼프·네타냐후 이란 전쟁 셈법

남형도 기자
2026.10.27 16:57

트럼프, 정국 주도권 잡고 보수 지지층 결집 의도
네타냐후, 안보 위기 내세우며 내부 결속시키는 전략으로 장기집권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시시피주 코린스의 크로스로즈 아레나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전면전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을 각자 앞둔 선거에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이란 관련 발언을 쏟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시피주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이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휴전은 시간 낭비였다"고 말했다.

고유가 등 피로를 높이는 전쟁 장기화 우려를 불식하려던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후 미국 내 휘발유 평균가는 갤런당 3.472달러를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 평균가(갤런당 3.471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면서도 이란에 대한 강경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하면 96시간 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서도록 준비된 상태다.

트럼프, 전쟁 명분으로 유가 불안 수습…지지층 결집 의도도

지난 7월 12일(현지시간)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배포한 이란 공습 영상 캡처 화면. /사진=뉴스1

대이란 정책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 셈법은 내달 3일 중간 선거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

전쟁이 촉발한 유가 불안은 '정당성'을 내세워 방어한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시간주 포트휴런 유세에선 유가에 대해 "핵무기를 빼앗는 데 비하면 작은 대가"라고 정당화 했다.

이날 엘사예드 미시간주 민주당 후보에게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라며 이념 대결 구도를 세웠다. 9·11 테러 희생자 토드 비머의 아버지 데이비드 비머도 연단에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하디스트 무슬림형제단 일원이 미국 상원의원이 되는 걸 막으려 왔다"고 말했다.

이란 공습 시점 역시 중간 선거와 맞물려 움직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이스라엘군이 수일간 이란 민간 기반 시설과 핵시설, 정권 목표물 등을 대규모 공습하려 했으나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간 선거 전 공습 재개에 반대했단 것이다.

이란 공습은 중간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이뤄질 거란 전망도 나왔다. 보수 지지층 결집과 정국 주도권을 잡는 데 쓸 거란 분석이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질 경우 이란 공습으로 힘을 더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26일 밝혔다. BBC도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후 결과물을 만드는 차원에서 이란 전쟁을 활용할 거라 관측했다.

네타냐후 총리, 장기 집권 전략과 전쟁 맞물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겸 리쿠드당 대표가 2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이스라엘은 오는 27일 총선을 치른다. /사진=뉴시스

네타냐후 총리의 19년 장기 집권도 주기적인 군사 작전과 병행돼 왔다. 중동권 국가와 무력 충돌이 생기면 총리와 집권 여당 지지율이 오히려 올랐다.

지난 2월 미국과 펼친 '장대한 분노' 이란 공습 당시 이스라엘안보연구소(INSS)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의 공습 지지율은 81%까지 급등했다. 2012년 11월에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하마스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 이른바 '방어의 기둥' 작전이었다. 2021년 5월에도 3월 총선이 끝난 뒤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에 나섰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무력 충돌이 반복된 것은 네타냐후가 이스라엘 총리로 장기 집권하는데 지지 기반이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의 X 계정에 띄운 핵폭탄 공격 AI 이미지./사진=베냐민 네타냐후 X 계정.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 운동에서도 이란 위협을 유권자 공포 자극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25일 X에 텔아비브에서의 핵폭발 인공지능(AI) 이미지를 올려 지지를 호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에서 져도 마지막 공격을 할 거라고 봤다. BBC도 대이란 타격이 대중 지지를 받는 만큼 네타냐후 총리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거라고 밝혔다.

NYT는 이란 전쟁이 미국·이스라엘 양국 선거 일정과 겹치며 통제 불능의 무력 충돌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이 극에 달했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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