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세종=정혜윤 기자
2016.09.09 06:07
기자수첩용 정혜윤

노동계와 청년층의 거센 반발에도 노동개혁을 밀어붙이는 프랑스. 과연 프랑스 상황이 어떤지 취재하러 갔다가 의도하지 않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답을 얻고 왔다.

프랑스는 현재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1993년 1.65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12년 2.01명까지 상승했다.

1990년대까지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가 아이를 키우고 싶은 나라로 탈바꿈하게 된 배경이 뭘까.

프랑스에 파견나간 한 공무원은 "프랑스 정부의 현실적이고 꼼꼼한 정책 덕분"이라고 했다. 초등학생 두 명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여기서 생활해보니 노동도 노동이지만, 저출산 대책이 주는 시사점이 더 크다"며 저출산 정책을 살펴보라고 했다.

그가 들려 준 이야기는 이렇다. 프랑스는 14살 여자아이에게 커서 아이를 몇 명 낳고 싶냐고 물어보고, 낳고 싶지 않았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들었다고 했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은 환경이 무엇일까를 장기적으로 고민하며 출산의 기반을 만들어갔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2004년 흩어져있던 출산장려제도를 유아환영수당(PAJE) 제도로 통합해 운영해 왔다. 임신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수당을 제공한다. 다자녀일수록 혜택은 많아진다.

단순히 돈 주고 알아서 해가 아니라 정부가 세세한 부분부터 배려하고 있다. '아이를 낳으면 더 넓은 곳으로 이사가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이사장려금을 지급하고, '엄마들도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겠다'며 사내 보육원을 지었다. 이밖에 들어갈 돈이 많은 다자녀 부모에게는 다자녀 가족 카드를 제공해 대중교통과 국립박물관, 스포츠·영화 시설, 상점 등에서 할인을 받도록 해 줬다.

실제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어딘지 정확히 짚어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지난달 국회 저출산극복 연구포럼에 참석한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는 "프랑스는 어떤 순간에서든 정책이 효과를 볼 때까지 일관되게 정책을 운영해왔다"며 "인구 동향의 변화는 최소 20년이 걸리는만큼 지속적인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 1.24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한 우리가 참고할만한 대목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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