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또 구제역…추석 앞둔 축산물 수급 '복병'

세종=정혁수 기자
2026.09.03 20:57

-경북 예천 소 농장 2곳서 32마리 양성…올해 구제역 11건으로 늘어
-한우 도축물량 평년比 5.9%↓ 전망…확산 땐 출하·도축 차질 우려
-정부 축산물 공급 1.3배 확대 계획…방역·명절 수급관리 동시 시험대

(예천=뉴스1) 공정식 기자 = 3일 경북 예천군의 소 농장 두 곳에서 소 32마리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중장비를 동원해 감염이 확인된 소 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6.9.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예천=뉴스1) 공정식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경북 예천에서 구제역이 두 달 만에 다시 발생하면서 축산물 수급 관리에 돌발 변수가 생겼다.

당장 시장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구제역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가축 이동과 출하, 도축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명절 성수기를 앞둔 방역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3일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경북 예천군 소 농장 2곳에 대한 예찰검사 과정에서 구제역 항원 양성축 32마리가 확인됐다.

지난 7월 예천에서 6건의 구제역이 발생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올해 국내 구제역 발생은 지난 1~2월 인천 강화와 경기 고양 3건을 포함해 모두 11건으로 늘었다.

이번에 구제역이 확인된 농장은 앞서 감염항체(NSP)가 검출돼 이동제한 등 방역관리가 이뤄지던 곳이다. 방역당국이 바이러스 순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예찰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정부는 예천군의 구제역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심각' 단계로 끌어올렸다. 예천을 제외한 전국의 위기경보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켰다.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박정훈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03.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예천과 안동·의성·상주·문경·영주, 충북 단양 등 7개 시·군의 우제류 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관계시설에는 3일 오전 10시부터 24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도 내려졌다.

시장에서는 앞으로의 확산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발생만 놓고 보면 수급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 방역당국도 발생 농장의 백신 항체양성률이 높고 별다른 임상증상이 없는 점을 고려해 농장 전체를 살처분하지 않고 양성이 확인된 소 32마리만 처분하기로 했다.

문제는 추가 확산 여부에 있다. 구제역이 인접 지역으로 번지면서 이동제한 지역과 기간이 확대될 경우, 소·돼지 등의 농장 출하부터 도축장 반입, 축산물 유통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도축과 출하가 집중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방역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수급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올해 한우 공급여건 역시 녹록치 않다. 농식품부는 한우 도축 물량이 사육 마릿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약 5.9%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명절을 앞두고 쇠고기 등 축산물 소비는 늘어나는 만큼 안정적인 출하와 도축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예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3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일원에서 돼지농장 1곳과 해당 농장 주변 500m 이내 소 농장 5곳에서 구제역 발생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관계자가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예천군 제공) 2026.07.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이무열

정부도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을 위해 한우·돼지고기·닭고기·계란을 비롯한 13대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보다 크게 늘릴 계획이다. 축산물의 경우 도축장을 주말에도 운영하고 농협 계통 출하 물량을 확대해 평시보다 1.3배 공급하기로 했다.

결국 구제역의 조기 차단 여부가 추석 축산물 수급 안정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지금 단계에서는 공급 부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추가 발생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성수기 공급 확대 계획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천군 전체 우제류 농장 1515호, 11만7253마리와 인접 시·군의 소·염소 농장 6330호, 31만8489마리를 대상으로 긴급 백신접종과 임상검사를 진행한다.

또 전국 우제류 사육농장에 대한 일제 전화예찰도 실시한다. 발생지역과 인접 시·군에는 광역방제기와 방역차량 등 69대를 투입해 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기로 했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추석을 앞두고 경북 예천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엄중한 상황"이라며 "관계기관과 지방정부는 신속한 가축처분과 정밀검사, 집중소독 등 확산 방지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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