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P 하락...한은 "삼전닉스 쏠림 등 변동성 여전"

최민경 기자
2026.09.10 12:00

한국은행이 개인의 '빚투'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국내 주가의 급등락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차입 투자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됐지만 반도체 업종 쏠림 등 변동성 확대 요인이 남아 있어 관련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최근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평가'에서 "올해 1~7월 중 주가 변동성은 과거 위기 시기나 주요국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개인의 차입 투자 확대와 청산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했다. 개인의 차입을 통한 투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가 청산되면서 주가의 상·하방 움직임을 증폭시켰다는 설명이다.

주가가 추세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레버리지 ETF 투자가 급증한 것도 수급 측면에서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서 늘어난 레버리지 투자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에서도 국내 주식 대상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되면서 헤지 목적의 국내 현·선물 거래가 증가하는 등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호황 기대에 주가 상승이 소수 반도체 기업에 집중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 변화에 민감해졌다는 것이다. 6월 이후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자 국내 주가지수도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가 8000에서 9000으로 상승하는 구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 기여율은 99.0%에 달했다. 코스피가 9100에서 5500으로 하락하는 구간에서도 두 기업의 하락 기여율은 69.3%였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크게 등락했지만 해당 기업의 시장 내 비중이 한국보다 작아 증시 전체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외국인의 차익실현과 투자자산 비중 조정도 수급에 영향을 줬다. 국내 주가가 주요국에 비해 크게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 위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최근 상황에 대해서는 "국내 주가는 큰 폭 조정 이후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되고 변동성도 다소 완화됐으나 반도체 업종 쏠림 등 변동성 확대 요인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단기적으로 레버리지 ETF와 차입을 통한 주식투자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업종·기업에 대한 시장집중을 완화하고 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등 자본시장 체질을 개선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국내 반도체 기업 연계 금융상품이 해외에서 빠르게 확대되면서 예상치 못한 경로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관련 모니터링 체계를 정비·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