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프로젝트 물 필요한데…"원가도 안되는 상수도요금, 정상화해야"

세종=김사무엘 기자
입력 2026.11.05 13:19 수정 2026.11.05 13:26
한국수자원공사 광역상수도 운용 현황/그래픽=이지혜

10년째 동결된 광역상수도 요금으로 인해 용수 공급가가 원가의 80%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한국수자원공사의 재무상황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호남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대규모 용수공급과 투자가 필요한 만큼 광역상수도 요금 정상화를 통한 수자원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광역상수도 요금은 종류별로 △원수 223.7원(이하 톤당) △정수 432.8원 △침전수 328원으로 2016년 이후 10년 간 동결됐다. 광역상수도는 수자원공사가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산단 기업에 공급하는 용수다. 각 지자체는 광역상수도와 지자체별 취수원 등을 통해 각 가정과 사업체 등에 용수를 공급한다.

소매가격에 해당하는 지방상수도 요금은 각 지자체에 결정권한이 있다. 현재 지방상수도 요금 평균은 829원으로 그동안 원가 상승 등을 고려해 꾸준한 인상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광역상수도는 공공요금 상승 억제를 이유로 10년간 같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원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수자원공사가 고스란히 부담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요금은 그대로인데 전기요금 등 생산원가는 오르면서 현재 요금 수준으로는 원가 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광역상수도 요금은 생산원가의 78.1% 수준으로 팔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다.

이로인해 수자원공사의 재무상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생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료는 2021년 1771억원에서 지난해 3253억원으로 5년간 15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반면 광역상수도 부문 영업이익은 2021년 1123억원에서 2022년 114억원으로 급감했고 2023년에는 242억원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778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수자원공사 전체 영업이익도 2021년 4518억원에서 지난해 2239억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전남 여수시 대포리에서 실시하는 광역상수도 관로 복선화 공사현장. /사진제공=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공사의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용수 인프라 구축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는 모두 대규모 용수를 필요로 한다.

광역상수도 중장기 투자계획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용수 인프라 투자금액은 △용인·호남 반도체 등 첨단산단 용수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 7조7000억원 △노후상수도관 개량 등 국민안전을 위한 사업에 필요한 16조7000억원 등 총 24조4000억원이다. 기후위기와 물산업 성장세 등을 고려하면 인프라 투자비용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수자원공사의 현 재무상태로는 이같은 투자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광역상수도 요금을 인상하지 않을 경우 향후 10년 자체 재원은 8조9000억원에 불과하며 현 부채규모(12조원) 이상인 15조5000억원 대규모 차입을 실행해야 한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광역상수도 요금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요금을 인상하거나 다른 공공요금처럼 생활·산업 등 용도별 요금으로 분화해 차등 적용을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광역상수도 요금을 원가회수 수준까지 인상한다고 해도 가구당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요금은 월평균 510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에서도 광역상수도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2027년 예산안 분석보고서'를 통해 "용인·호남권 반도체 산단에 막대한 용수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광역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에서 수자원공사의 적자를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수자원공사가 메가프로젝트 용수공급 인프라 구축 등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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