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의 산업기술 진로체험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여러 사람의 손길이 모여 함께 만들어진다. 기업과 연구기관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산업현장의 문을 활짝 열고 교사는 교실 안의 학생들을 현장으로 이끌며 대학생 서포터스는 현장에서 후배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든든하게 동행한다. 올 한 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 산업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그 역할을 묵묵히 해낸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주관한 '2026 꿈틀, 산업기술아카데미 부트데이'가 지난 2일 대전 호텔 ICC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 해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상자와 업무협약 기관 관계자, 대학생 서포터스, 중·고등학생 등 130여 명이 참석해 그동안의 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비전을 나눴다.
이날 행사는 새롭게 출범한 '꿈틀, 산업기술아카데미'의 이름을 대형 화폭에 캘리그라피로 힘차게 써 내려가는 리브랜딩 퍼포먼스로 막을 올렸다. 이번 부트데이는 지난 2014년부터 여성 공학인재 양성을 위해 운영해 온 대표 진로체험 프로그램인 'K-Girls' Day'를 확대·개편한 뒤 처음 맞는 뜻깊은 결산 자리다. 새 간판을 달고 출발한 올해는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국내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 20여 곳이 청소년들을 위해 기꺼이 현장을 개방했고 전국에서 총 1297명의 중·고등학생이 참여해 생생한 산업기술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 해의 열정을 격려하는 시상식에서는 우수 체험현장, 우수 교직원, 우수 서포터스, 공모전 등 4개 부문에 걸쳐 산업통상부 장관상 5점과 KIAT 원장상 13점 등 총 18점의 상이 수여됐다.
먼저 학생들에게 양질의 현장 실습과 직무 체험 기회를 제공한 '우수 체험현장' 부문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과 한국콜마가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국재료연구원과 수원여자대학교 식품분석연구센터, 포스코가 현장 개방과 기술 멘토링 공로를 인정받아 KIAT 원장상을 받았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현장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끈 '우수 교직원' 부문 장관상은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교사에게 돌아갔으며 체험 현장에서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한 '우수 서포터스' 부문 장관상은 가천대학교 학생이 차지했다.
특히 학생들이 직접 탐방한 산업현장에서 발견한 기술적·환경적 문제를 바탕으로 미래 해결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공모전' 부문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을 탐방한 뒤 현장의 영감을 바탕으로 'AI 기반 미세플라스틱 오염 분석기'를 기획한 동일여자고등학교 학생이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인정받아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단순한 현장 견학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스스로 산업기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적인 시각을 키웠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아울러 올 한 해 현장을 누비며 서포터스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대학생 13명 전원에게는 수료증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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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성 행사를 넘어 산업기술 현장체험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협력의 장도 이어졌다. KIAT는 이날 우주·위성 데이터 기업인 컨텍,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재료연구원 등 기업·기관 2곳과 신흥고등학교, 창의고등학교, 한국반도체마이스터고등학교 등 일선 학교 3곳과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기업과 연구기관은 양질의 산업현장 체험 프로그램과 실무진 직무 멘토링을 제공하고 학교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원하기로 뜻을 모음으로써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본행사가 열린 컨벤션홀 곳곳에는 학생들이 첨단 기술을 오감으로 느끼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부스가 운영돼 열기를 더했다. 기술 체험존에서 학생들은 인공지능(AI) 로봇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 치열한 오목 대결을 펼쳤고 AI 드로잉 로봇이 카메라로 얼굴 특징을 인식해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내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기초 과학기술 원리를 배우는 STEM 체험 부스에서는 적외선 센서로 장애물을 감지해 비행하는 플라잉볼과 동전 먹는 저금통을 직접 조립하며 공학적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진로 탐색을 구체화하는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진로상담 부스를 찾은 학생들은 전문 상담사와 일대일로 마주 앉아 대학 진학과 향후 취업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상담을 진행했다. 나아가 자신이 세운 진로 목표와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한눈에 정리한 '진로 로드맵'을 작성하고 미래의 직업과 직함이 적힌 '미래 명함'을 직접 만들며 꿈을 구체화했다. 이 밖에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퍼스널컬러 진단과 DIY 키캡 키링 만들기, 동료들과 추억을 남기는 포토부스도 함께 열려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KIAT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이름을 단 '꿈틀, 산업기술아카데미'는 기업이 현장을 열고 교사와 대학생 서포터스가 힘을 보태 청소년들의 막연한 꿈을 구체적인 진로로 연결해 준 뜻깊은 무대"라며 "앞으로도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첨단 기술 현장을 더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핵심 산업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와 현장 체험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