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카드·보험사 등의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고객정보를 공유해 마케팅과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014년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고객정보 공유 제한 '족쇄'가 11년 만에 풀리는 것이다.
아울러 사전에 한번의 동의만 받으면 AI(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금리인하, 채무조정,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까지 대리 실행할 수 있도록 규제 문턱이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이같은 내용의 마이데이터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 도입된 금융분야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 등이 보유한 개인신용정보를 수집·종합해 정보 주체가 통합 조회·열람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 7월말 기준 57개 사업자가 영업 중으로 누적 고객이 약 1억9000만명, 누적 정보전송은 약 1조6000억건에 달한다. 다만 엄격한 정보공유·활용·동의원칙으로 사업확대에 어려움이 이어졌다.
금융위는 금융지주 계열사 간에 고객정보 공유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2014년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사건 이후 2015년부터 영업이나 마케팅 목적의 계열사 고객정보 공유를 금지해왔다. 이로 인해 지주사 내에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있어도 계열사간 정보공유와 활용이 막혀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불가능했다.
이같은 '족쇄'를 없애고 개인신용정보 공동활용 제도를 도입하면 영업이나 마케팅 목적으로 계열사나 전략적 제휴사와 정보공유가 가능해진다. 활용목적, 정보항목, 관리책임 등을 사전에 명확히 고지한 후 계열사들이 정보의 공동 이용자로 대고객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은행, 카드,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등 계열사가 보유한 고객정보를 활용해 금융회사별 상품을 출시하고 고객에게 이를 적극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금융위는 또 신용정보법상 본인신용정보 전송요구권 주체와 신용정보 제공 등의 대상을 현행 '개인'에서 '모든 신용정보주체'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개인사업자의 신용정보뿐 아니라 상거래나 납세 등의 공공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마이 AI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다. 현행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신용정보 전송·조회기능에 그쳐 소비자가 실제 금융거래를 위해 추가적인 인증이나 신청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18개 사업자에 한해 AI 에이전트를 활용, 고객 대신 금리인하요구권을 대리 실행할 수 있게 규제특례를 허용했다.
AI가 알아서 대리 요청해주면서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 16만명이 1000억원가량의 금리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금융위는 AI가 대리할 수 있는 업무범위를 금리인하요구권뿐 아니라 채무조정요구권,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 각종 정책자금 신청, 대환대출 신청, 숨은 보험금 탐색·청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현재 열거된 사업자의 겸영업무를 포괄주의(Negative)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해상충, 정보주체의 이익 저해 가능성 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 수준이 확기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아울러 마이데이터 제공 정보공유 범위가 가상자산, 정책금융 등으로 확대된다.
다만 금융소비자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 금융회사의 무분별한 정보 이용 등의 우려도 상존하는 만큼 국회에서 법개정까지는 난항이 예고된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정보를 안전하게 결합·분석하도록 '마이데이터 결합 및 활용 가이드라인'(가칭)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