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건 싫어" 美 사로잡은 초음파… 앳홈, 세포라 뚫은 비결은?

김건우 기자
2026.08.27 16:00

[인터뷰] 앳홈 양정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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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호 앳홈 대표이사가 물방울 초음파(LDM)' 디바이스 톰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앳홈

미국 1위 뷰티 유통업체 세포라와 손을 잡는 건 모든 화장품 기업의 목표다. 그동안 세포라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중심으로 K뷰티 브랜드를 꾸준히 늘려왔지만, 유독 '뷰티 디바이스' 카테고리만큼은 문턱이 높았다. 이 견고한 벽을 뚫은 주인공이 뷰티 시장의 후발주자인 앳홈의 홈 뷰티 브랜드 '톰(THOME)'이다.

소형 가전 전문 브랜드 '미닉스(Minix)'로 알려진 앳홈이 2024년 론칭한 톰의 '물방울 초음파' 디바이스가 지난 20일부터 미국 전역 580여개 세포라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최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만난 양정호 앳홈 대표는 "신생 브랜드의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세포라가 먼저 러브콜을 보낸 것은 현지 오프라인 매장의 제품 공백 때문이었다"며 "기존 세포라 매장은 열을 내는 고주파 제품 위주였고, 피부과 수준의 저자극·고효능을 갖춘 프리미엄 K디바이스 라인은 완전히 비어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포라가 신생 브랜드인 톰을 선택한 배경에는 '프리미엄 K뷰티'로서의 기술력과 전문적인 매장 판매 환경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중저가에 머물러 있는 한계를 깨고 고급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뷰티 디바이스는 가격대가 높고 원리 설명이 중요한 상품인데, 전문 상담 인력인 '뷰티 어드바이저'가 상주해 작동 원리와 효능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세포라의 판매 환경이 우리 전략과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톰의 대표 물방울 초음파 디바이스 '투앤티업'(왼쪽)과 '더 글로우 시그니처'(. (제공=앳홈)

톰의 핵심 경쟁력은 국내 피부과에서 널리 쓰이는 물방울 초음파 기술을 가정용 기기로 소형화해 상용화했다는 점이다. 2018년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사업을 시작으로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오랜 기간 지켜봐 온 양 대표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는 "기존 시장은 열로 조직을 응고시키는 고강도집속초음파(HIFU)처럼 자극이 너무 강해 개인이 꾸준히 쓰기 어렵거나, 반대로 안전성만 따지다 효과가 없어 서랍 속에 방치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피부과에서 물방울 초음파 기술의 원리를 접하고 시장의 한계를 깰 대안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물방울 초음파는 초당 수백만 번의 미세 진동으로 진피층을 자극해 통증과 열감 없이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무자극 초음파 기술이다.

피부과 기술을 가정용 디바이스로 축소·구현한 기술력의 밑바탕에는 앳홈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있다. 앳홈은 전문 제조 파트너사와 물방울 초음파 기술 관련 공동 연구개발을 거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여기에 소형 가전 사업에서부터 다져온 자체 연구소의 특허 기술력과 세련된 디자인 완성도가 세포라의 엄격한 입점 기준을 충족하는 밑바탕이 됐다.

양 대표는 "세포라는 매대 구성 시 제품 디자인과 패키징의 완성도를 매우 까다롭게 평가한다"며 "가전에서부터 축적해 온 기술과 디자인 R&D 경쟁력이 까다로운 글로벌 채널의 기준을 통과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앳홈 개요/그래픽=최헌정

양정호 앳홈 대표(가운데)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세포라 매장을 방문해 현지 BA(Beauty Advisor)들과 함께 톰(THOME) 제품을 살펴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앳홈

글로벌 진출 순서도 차별화했다. 동남아와 일본을 거치는 통상적인 K뷰티 확장 공식을 깨고 처음부터 미국을 1순위 타깃으로 낙점했다. 현지 피부과 진료비가 턱없이 비싸고 접근성이 떨어져 시간과 비용 제약으로 피부 관리를 포기했던 잠재 수요가 가장 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5월 말 입점한 올리브영 US 몰에서 톰의 시그니처 모델은 400여개 브랜드, 5000여개 상품 중 최장기 1위를 기록하며 품절됐고, 틱톡샵 스킨케어 도구 카테고리에서도 1위에 올랐다. 아마존 리뷰 분석에서도 미국 소비자의 효능 만족도가 한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가별 시장 특성에 맞춘 세분화 전략도 병행한다. 미국은 30~50대 여성을 겨냥해 50만원대 후반 메인 모델인 '시그니처'를 앞세우고, 민감성 피부가 많은 일본은 20대 트러블 케어용 서브 라인 '투앤티업'을 20만원대에 출시해 큐텐(Qoo10) 상위권에 안착시켰다. 소득 수준이 높은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는 120만원대 고출력 '프로' 모델 중심의 하이엔드 전략을 펼친다.

양정호 대표가 꼽은 앳홈의 조직경쟁력 '5대 일하는 원칙'/사진제공=앳홈

양 대표는 앳홈의 조직 경쟁력으로 '5대 일하는 원칙(5 Standards)'을 꼽았다.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라 △핵심 목표에 집중하라 △결정 후엔 전념하라 △압도적인 속도로 실행하라 △끝까지 책임을 다하라로 이어지는 실행 문화다. 양 대표는 "가전과 소비재 영역에서 고객의 숨겨진 문제를 찾아내고 빠른 속도로 해결하는 조직 문화는 앳홈만의 독보적인 무기"라고 말했다.

앳홈은 소형가전 미닉스와 뷰티 디바이스 '톰'의 글로벌 확장을 통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 600억원대 대비 가파른 성장세다.

양 대표는 "2028년 상장(IPO)을 목표로, 폭발적인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유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과거 전문 미용실의 영역이었던 헤어 스타일링 기기가 집집마다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듯, 톰을 통해 물방울 초음파를 화장대 필수 뷰티 디바이스로 안착시켜 전 세계에 '홈 에스테틱 대중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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