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산업이 성장하면서 올해 국내 철강업계의 철근·H형강 등 관련 제품의 대미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국내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철강업계의 실적개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5일 한국철강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7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273만3815톤으로 전년 동기(157만6312톤) 대비 약 73% 증가했다. 미국의 철강 관세장벽이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도 대미수출 물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특히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강재를 중심으로 수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조재에 쓰이는 철근은 지난해 1~7월 1만4557톤에서 올해 1~7월 52만3504톤으로 급증했다. 또다른 구조재인 H형강은 같은 기간 8만2712톤에서 20만5885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냉각배관과 에너지 인프라 등에 쓰이는 강관은 65만2224톤에서 85만4163톤으로 약 30% 늘었다.
이에 맞춰 주요 업체들은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달 중순부터 '미래수요개발실' 운영을 시작했고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산업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동국제강은 영업본부 내 수출전담 임원을 선임하고 산하에 영업·통상·물류 기능을 일원화하는 등 조직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 하반기와 내년 실적반등 요인 중 하나로 AI데이터센터 관련 철강재를 꼽았다. 실제로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에는 건설사 등으로부터 데이터센터 관련 강재 공급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구조재를 넘어 ESS(에너지저장장치) 인클로저와 전력망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강재까지 공급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밸류체인 전반에서 철강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관련 제품을 패키지화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세아제강은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증가에 맞춰 스테인리스(STS) 파이프와 송유관 등 특수강관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국 철강산업 보호 기조가 강한 만큼 현지 기업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확대도 기대된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팹(Fab·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1GW(기가와트)당 약 18만~20만톤, 메모리반도체 공장 1기에는 약 10만톤의 철강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철근부터 열연·냉연강판, 후판 등 다양한 철강재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AI 및 데이터센터 관련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수요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