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 철강도 살렸다… 하반기 실적 반등 청신호

김지현 기자
2026.08.26 04:10

철근·H형강 중심 수요 급증
1~7월 대미 수출 73% 증가
3대 메가發 내수회복도 기대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산업이 성장하면서 올해 국내 철강업계의 철근·H형강 등 관련 제품의 대미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국내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철강업계의 실적개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 대미 수출량

25일 한국철강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7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273만3815톤으로 전년 동기(157만6312톤) 대비 약 73% 증가했다. 미국의 철강 관세장벽이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도 대미수출 물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특히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강재를 중심으로 수출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조재에 쓰이는 철근은 지난해 1~7월 1만4557톤에서 올해 1~7월 52만3504톤으로 급증했다. 또다른 구조재인 H형강은 같은 기간 8만2712톤에서 20만5885톤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냉각배관과 에너지 인프라 등에 쓰이는 강관은 65만2224톤에서 85만4163톤으로 약 30% 늘었다.

이에 맞춰 주요 업체들은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달 중순부터 '미래수요개발실' 운영을 시작했고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핵심산업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동국제강은 영업본부 내 수출전담 임원을 선임하고 산하에 영업·통상·물류 기능을 일원화하는 등 조직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 하반기와 내년 실적반등 요인 중 하나로 AI데이터센터 관련 철강재를 꼽았다. 실제로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에는 건설사 등으로부터 데이터센터 관련 강재 공급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구조재를 넘어 ESS(에너지저장장치) 인클로저와 전력망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강재까지 공급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이와 연계된 밸류체인 전반에서 철강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관련 제품을 패키지화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세아제강은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 증가에 맞춰 스테인리스(STS) 파이프와 송유관 등 특수강관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국 철강산업 보호 기조가 강한 만큼 현지 기업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확대도 기대된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팹(Fab·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1GW(기가와트)당 약 18만~20만톤, 메모리반도체 공장 1기에는 약 10만톤의 철강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철근부터 열연·냉연강판, 후판 등 다양한 철강재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AI 및 데이터센터 관련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수요를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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