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했다는 것과 일을 잘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MBTI(성격유형검사)로 따지면 상당히 'T'(현실적인 사고형) 같은 말이다. 저자는 힘들다는 직장인을 토닥여주기보다 뭐가 문제였는지부터 묻는다. 신간 '너를 만날 일 없기에 해주는 막말'은 제목에서 예고했듯 듣기 좋은 말보단 필요한 말, 어쩌면 '팩폭'(팩트 폭격)을 날린다.
저자 이원주는 20년간 대형 회계법인과 대형 로펌에서 일해온 회계사다. 직장생활에서 반복해서 마주치는 선택과 감정, 관계의 패턴을 △마인드셋 △업무 △관계 △커리어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 조언을 담았다.
상담 방식은 대체로 이렇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왜 알아주지 않을까?"라고 하면 "회사에서는 아무도 당신의 사정까지 헤아려주지 않는다"고 답한다. 주변 사람들의 단점만 눈에 들어온다면 "내 문제부터 의심해봐야 한다"고 한다. 고민을 털어놨다가 '뜨끔함' 하나를 더 얻어간다.
그렇다고 무작정 독자를 몰아붙이지는 않는다. 심리학 이론을 통해 왜 이런 생각에 빠지는지를 설명한다. 내 실수는 상황 탓으로 돌리면서 남의 실수는 능력 부족으로 보는 '행위자-관찰자 편향'을 짚고 스트레스와 실패,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서 특유의 현실감각이 드러난다. 흔히 실패도 경험이라고 위로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까지 성장의 과정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무작정 다그치라는 얘기도 아니다. 충분히 자책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된다.
직장생활을 대하는 시선은 더 현실적이다. 매일 정신없이 일한다고 그게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이직 또한 지금 회사가 싫어서 떠나는 탈출이 아니라 현재 조직이 담지 못할 만큼 실력을 키운 뒤 더 큰 무대를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도 자신의 시선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다. 조직을 다양한 인간이 모여 있는 도서관에 빗대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나 동료도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한 권의 책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뻔한 처세술보다 이해관계를 읽어내는 능력을 강조한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는 앞으로 마주칠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몇 년째 비슷한 고민을 반복하는 직장인에게는 타성에 젖은 습관을 점검하는 '체크리스트'가 될 만하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는 말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가끔은 "정말 잘하고 있는 거 맞아?"라고 물어주는 사람도 필요하다. 주변 사람에게 부탁하기엔 조금 민망한 그 역할을 '만날 일 없는' 저자에게 맡겨보는 것도 괜찮겠다.
◇ 너를 만날 일 없기에 해주는 막말/이원주 지음/드러커마인드/1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