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엔 반값, 그 후엔 올릴까?"…쌓인 비용에 식품업계 '가격 고민'

차현아 기자
2026.09.10 15:25

유가에 나프타·알루미늄 상승세…포장재부터 곡물까지 가격 들썩
상반기 비용 부담 미해소 상태서 대외 불확실성 커져…업계 고심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CJ제일제당과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대상 등 20개 식품기업이 이달 중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라면·만두 등 가공식품 4765개 제품을 최대 64% 할인 판매한다. 2026.9.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추석을 앞두고 대규모 할인에 나선 식품업계의 가격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반기 중동 사태 등 각종 대외 변수에 대응하느라 지출한 비용 부담이 남아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다.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원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진 데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명절 할인 행사에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최근 포장재와 식품 원료 가격 인상으로 발생할 추가 비용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가 가격 결정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반응이다. 중동 사태를 계기로 원료 수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한 덕분에 상반기처럼 생산 자체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외 변수 비용이 모두 상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인상 압박이 다시 커진 것이다.

앞서 주요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 최근 일부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 농심은 지난달 1일부터 컵라면 18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즉석밥 등 밥류 21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29.4%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햇반·만두·생선구이 등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인상 가격은 대형마트에서 7월30일, 편의점에서 8월1일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현재 가격인상 효과는 미미하다. 주요 식품기업 20곳은 정부의 추석 물가 안정 대책에 맞춰 제품 4765개를 최대 64% 할인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에서 즉석밥·간편조리식·반찬류 등을 30~50% 할인한다. 오뚜기는 대형마트 등에서 봉지라면·컵라면을 10~40%, 우동·칼국수 등 면류를 30~50% 낮춘 가격에 판매한다. 명절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소비자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나프타 가격 변동 추이/그래픽=임종철

문제는 추석 이후다. 할인 행사가 끝나면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실구매가는 높아질 수 있고 누적된 원가 부담을 반영해 가격을 더 올릴 경우 소비자가 느끼는 인상 효과는 한층 커진다. 업계 입장에선 비용은 줄이면서도 소비자 반발, 정부의 물가 안정 요구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자재를 둘러싼 대외 여건도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10일 기준 나프타 현물가격은 톤당 873달러로 전월 대비 20.25%, 연초 대비 62.57% 올랐다. 나프타는 라면·과자 포장 필름과 플라스틱 용기 등을 만드는 핵심 원료다. 음료 캔과 포일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도 9일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기준 톤당 3352달러로 전월 대비 2.21% 상승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밀 가격은 전월보다 2.6%, 전년 동월보다 15% 올랐고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9%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29달러(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은 포장재와 완제품 운송 등 생산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최근 가격을 조정한 상황에서 추가 인상을 바로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그동안 감내해온 비용이 적지 않아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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