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의장인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수소 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와 함께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만으로 초기 시장 형성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을 통해 수요를 만들고 공급과 인프라 투자를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다.
장 부회장은 10일 수소위원회가 '글로벌 수소 컴퍼스 2026'을 공개하며 개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산업계는 규모를 키워야 하고 정책은 그 규모에 도달할 때까지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산업만으로 초기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정책만으로 산업을 만들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두 가지가 함께 움직일 때 생태계가 자립할 수 있다"고 했다.
장 부회장은 한국 수소 모빌리티 시장을 정책이 수요와 투자를 이끈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정책이 수요를 만든다"며 "수요를 만들어내는 정책이 산업계에 투자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가시적이고 예측 가능해지면 프로젝트는 최종투자결정(FID)에 도달할 수 있고 시장은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장기 목표를 세우고 수소차 보급과 연료비를 지원하는 동시에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 덕분에 국내에서 수소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장 부회장은 현재 한국에 수소차 4만5000대 이상과 수소버스 3500대 이상, 약 260개의 수소충전소가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발전과 산업 분야에서는 보다 강한 정책 신호가 필요하다고 봤다. 장 부회장은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CHPS)에 대해 "지금까지 물량은 시장의 기대보다 작았다"며 "다음 라운드에서는 보다 강하고 예측 가능한 물량 신호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수전해 산업에 대해서도 "지금이야말로 정책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금 지원이 이뤄진다면 수소 모빌리티 시장을 열었던 것과 같은 확실성이 산업 규모의 수소 시장도 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소 산업을 개별 사업이 아닌 하나의 생태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장 부회장은 "과제는 각각의 요소를 개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공급과 수요, 인프라와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389,000원 ▲1,000 +0.26%)그룹은 새만금 AI(인공지능) 수소도시와 울산·청주 등의 사업을 통해 수소 생산부터 산업·모빌리티 수요까지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수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국가 간 제도와 비용 문제도 풀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 부회장은 "글로벌 수소 교역을 위해서는 인증의 상호 인정과 비용이라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며 "한 국가에서 발급된 인증이 다른 국가에서도 인정되지 않으면 교역 자체를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생산 단계에서 수소 가격이 경쟁력을 갖추더라도 운송과 저장, 전환으로 최종 도입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수요는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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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부회장은 향후 10년을 수소 산업이 본격적인 규모 확대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10년이 수소를 과도한 기대에서 현실로 가져온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현실에서 규모 확대로 가져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1300억 달러 이상 투자가 확정되는 등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