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자주 보고가 올 줄 몰랐다." 초임 시도교육감들은 생각보다 빈번한 학생들의 자살 보고서에 충격을 감추지 못한다.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학교장은 해당 교육청에 '학생 자살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고 교육감은 최종책임자로서 보고서를 검토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의 학생 자살자는 각각 51명으로, 교육감들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보고서를 마주한 셈이다.
반면 학교 밖 청소년의 자살은 누구에게도 자동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머니투데이가 지난달 단독으로 보도한 지난해 5~19세 학교 밖 청소년 자살자 수는 155명에 달하지만, 이 조차 공식 집계는 아니다. 국가데이터처에서 집계하는 전체 미성년자 자살에서 교육청이 파악한 재학생 자살 수를 뺀 것으로 어느 지역에서, 어느 연령대에, 어떤 이유로 자살했지는 알 수 없다.
학교 밖 청소년은 성평등가족부의 관할이지만 '원하는' 청소년에게만 심리상담이나 진학진로를 지원할 뿐 전체 규모를 파악할 의무도, 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에서 재학하던 미성년자가 학교를 그만두고 가족과 함께 지방으로 이사를 갔을 수도, 가출을 하고 행방불명이 됐을 수도 있다.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이들의 소재나 활동을 파악할 만한 행정시스템이 부재하다.
학교 밖 청소년은 자살뿐만 아니라 학대, 범죄노출, 정신적 고립 등에도 취약하다. 최근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학대를 받고 숨진 11살 지적장애 아동 A군도 학교 밖 청소년이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간한 2022년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 중 청소년은 4.8%가, 학교 밖 청소년은 12.6%가 도박 문제에 노출됐다. 이 실태조사는 2024년부터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되면서 조사 대상이 재학 중 청소년으로 변경돼 더 이상 학교 밖 청소년은 조사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다보니 연구자도 부족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외에는 각 지자체 산하 연구원에서 학교 밖 청소년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지만 많은 저자들이 '주요 연구 영역이 아니라서 전문성이 없다'며 해설을 꺼렸다. 심리학과 대학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내년부터 청소년 자살자 심리부검을 실시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까지 포함키로 했지만 실효성이 의심되는 이유다. 몇몇 자살 사례 분석이 전국 18만명으로 추정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처지와 심리를 얼마나 대표할 수 있을까. 학교 밖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치닫지 않도록 삶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관리체계부터 만들어야 한다.